서울시의회, 행정감사에 문다혜씨 증인 신청하려다 철회

불법 숙박업 의혹에 제안
‘경찰 내사 중’ 반발에 불발
김규남 의원 “보류했을 뿐”

서울시의회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를 오는 11월 열리는 시 행정사무감사에 증인으로 신청하려다 철회했다. 24일 국민의힘 소속 김규남 서울시의원(송파1)은 “불법 관광숙박업 실태 확인과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질의를 위해 문씨를 사무감사에 증인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문씨는 영등포역 인근에 있는 본인 소유 오피스텔을 공유숙박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숙박업소로 불법 운영한 의혹을 받는다. 문씨는 해당 오피스텔을 2021년 6월23일 매입해 등기부등본상 단독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관광숙박업의 경우 관할 지자체에서 계도·단속 권한이 있는 만큼 문씨를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었다.

시의회는 문씨의 증인 채택 여부를 이날 오후 1시30분 열리는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논의할 예정이었다. 시의회는 현재 국민의힘이 75석, 더불어민주당이 36석을 차지하고 있다. 증인으로 채택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거나 선서 또는 증언을 거부하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문체위 회의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에서 “부적절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문씨가 이미 경찰 내사를 받고 있어 굳이 증인으로 부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회의 전 여야가 격론을 벌이면서 문체위 회의는 한 시간 넘게 지연됐다.

결국 여야는 문씨의 증인 채택 문제를 문체위 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한 양측 입장은 엇갈린다. 회의에 참석한 한 민주당 시의원은 “김 의원이 증인 신청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은 “철회라기보다 보류”라며 “문씨 출석에 대한 반대가 많아서 지금 말고 다음에 해보자는 결론을 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영등포구청의 수사 의뢰로 문씨에 대한 내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영등포구청은 지난 22일 불법 숙박업 이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문이 잠겨 있어 추가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문씨는 제주시 한림읍에 보유 중인 주택과 태국 이주 전 소유했던 영등포구 양평동 빌라도 불법 숙박업소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