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테슬라 달렸는데”…국내 2차전지주는 여전히 뜨뜻미지근, 왜

김인오 기자(mery@mk.co.kr),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4. 10. 2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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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3분기 순익 38% 급증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운전대와 페달 없이 완전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로보(무인)택시 시제품을 공개했다. [사진 = 연합뉴스 테슬라 X 게시 동영상 캡처]
‘서학개미 애정종목’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전문가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발표하자 뉴욕증시에서 매수세가 몰린 반면 국내에서는 관련주 희비가 엇갈려 온도차를 보였다.

24일 국내 증시에서는 테슬라 가치사슬에 속하는 일부 2차전지 종목만 소폭 상승했다.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일 종가 대비 0.87% 오른 40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LG화학은 1.08% 상승한 32만8000원을 기록했다.

테슬라에 양극재를 직접 납품하는 엘앤에프는 전일 대비 1.53% 오른 9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테슬라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삼성SDI, 에코프로비엠은 전일 대비 각각 1.06%, 3.45% 하락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앞서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장 마감 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올랐다. 회사가 올해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한 영향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전기차 매출 총이익률이 추정치보다 높았다는 점에 주목해 전기차 시장이 최악의 고비를 넘긴 것 아니냐는 희망을 가지고 매수에 나서는 분위기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한국 투자자들이 엔비디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보유 중인 해외주식으로 보관금액은 128억1881만달러(약 17조6951억원)다.

회사가 3분기 주요 실적을 보면 매출과 1주당 순이익(EPS)는 각각 251억8200만달러와 0.72달러였다. 금융정보업체 LSEG 집계 기준 월가 전문가 기대치 평균(매출 253억7000만달러·비일반회계기준 EPS 0.58달러)과 비교해보면 매출은 기대를 밑돌았지만 순이익 지표는 이를 웃돌았다.

올해 3분기 EPS 는 직전 분기보다 38% 급증했고, 작년 3분기보다는 9% 늘었다. 매출도 직전 분기보다는 1.3% 줄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8% 늘어난 수준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관련해 시장 관심을 끈 것은 규제 크레딧을 제외한 자동차 매출 총 이익률이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연구원은 “테슬라의 자동차 매출 총이익률이 17.1%로 추정되며 이는 애런 저지와 같은 실력”이라면서 “월가 기대치(15.1%)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저지는 ‘홈런 왕’으로 유명한 아메리칸리그 뉴욕 양키스 소속 야구 선수다.

이밖에 3분기 테슬라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표면상으로는 규제 크레딧 매출이다. 올해 3분기 해당 매출은 7억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17% 줄어든 금액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늘어난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설명회에서 내년 전기차 매출 성장률이 20~30%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 점도 매수세를 끌었다.

꾸준히 기대를 받았던 반값 전기차의 경우 머스크 CEO는 “1대당 3만 달러 이하의 저가 전기차를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가격만 싼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만든다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본다”도 말했다.

자율주행차 출시 시점에 대해 머스크 CEO는 “각각의 주 정부마다 승인을 받아야 해서 절차가 까다롭다”면서도 “내년이 목표이며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일대에서 자율주행 공유승차 서비스를 위한 규제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증시는 올해들어 테슬라와 2차전지 기업들 주가 연동성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배터리 업계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한 국내 배터리 업체는 IRA 보조금에 따른 이익 변동폭이 크다”며 “양극재 업체의 경우 판매가를 광물 가격과 연동하는데, 소재 가격이 급락해서 최근 실적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가 전날 실적 발표에서 저렴한 모델의 신차 출시 계획과 관련, 중국 업체가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으로 국내 업체가 수혜를 입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정,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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