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임현택 의협회장 탄핵위기..."막말·실언·사태 대응부족..."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취임한 지 6개월 만에 탄핵 위기를 맞았습니다.
의료계 내부에서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에 대한 대응 부족과 부적절한 언행 등을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조현근 의협 대의원회 부산시 대의원은 24일 발의문을 내고 "대의원 103명이 임현택 의협 회장 불신임 및 비대위 구성 안건을 의결하기 위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임시 대의원 총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대의원은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이라는 정부의 의료농단으로 인해 대한민국 의료가 위기에 처해 있지만 취임 5개월이 지난 임현택 회장은 여러 차례 막말과 실언을 쏟아내 의사와 의협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조 대의원은 지난 21일 '임 회장 불신임'과 '정부 의료농단 저지·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구성'을 안건으로 하는 임총 개최안을 발의했습니다.
의협 대의원 246명 중 약 42%인 103명이 임총 개최안이 발의된 지 사흘 만에 임총 개최에 동의했습니다.
불신임 발의 요건에 해당하는 인원을 넘어선 숫자입니다.
의협 관련 규정에 따르면 회장에 대한 불신임 안건은 선거권이 있는 회원의 4분의 1 이상, 또는 재적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 발의로 성립하며 재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 출석, 출석 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됩니다.
의협 회장 불신임안 발의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선 지난 2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의정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임 회장이 사태 해결에 필요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A 의협 회원은 "불신임안이 발의 됐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땐 가능성이 없다고 봤는데, 현재 의료 사태 대응 부족과 잇따른 막말로 지방 의사들 사이에서 민심이 너무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임 회장은 최근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라는 정신장애 환자 비하 발언을 했다가 의료계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수능이 21일 남았고, 수능이 끝나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사실상 되돌리기 어렵다"면서 "대의원들 분위기도 너무 좋지 않아 그 어느 때보다 탄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습니다.
조 대의원은 "2025년 의대 정원이 1509명 늘어나 확정되는 동안 의협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입시가 시작됐고 현실적으로 되돌리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독소 조항들이 구체화되고 실행 단계에 들어갔지만 의협이 어떠한 대응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의협 산하단체로 의대 교수들로 구성된 대한의학회 내부에서도 탄핵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의협 회원은 "의학회 소속 교수들이 보통 의협 회장 탄핵안이 발의되면 반대 목소리를 많이 냈는데, 지금은 이전과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불신임안(탄핵안) 가결과 별개로 이해 당사자인 전공의·의대생들과의 갈등 조율, 대정부 교섭력 강화 등 의협 자체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C 의협 회원은 "개인적으로 임 회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회장만 교체한다고 사태가 해결 되겠나, 임총이 2주 내 열려도 2025학년도 수능이 코 앞인 상황에서 뭘 어쩌자는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 임총이 열리기 전까지가 집행부에서 탄핵을 막을 골든타임"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의협 100년 역사상 불신임된 것은 2014년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최초이자 유일합니다.
노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4월 대의원회 임시 총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임기 1년여를 남겨 두고 의협 회장직에서 물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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