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예금금리↓…지역부동산 발목잡는 ‘관치금융’

박태우 기자 2024. 10. 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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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민 피해만 커진다.

대출 규제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장기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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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은행 가계대출 관리 압박

- 집값 급등 수도권 규제 일반화
- 주택담보대출 시장금리에 역행
- 부산 아파트값 하락·침체 장기화

정부가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 급등세를 잡기 위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서민 피해만 커진다. 대출 규제에도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지속해서 상승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장기간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역은 직격탄을 맞았다. 하반기 금리인하 효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부산 남구 용호동 일대 아파트 전경. 국제신문DB


▮대출금리 오르고 예금금리 내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은행권 금리가 비정상 상태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시장금리에 역행해 오르고, 예금금리는 하락세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도 금융당국의 ‘관치’ 탓에 서민만 이중으로 피해를 보게 된 셈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포인트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 금리가 시장금리를 거슬러 움직인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총량 관리 요구에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올렸다.

대출금리는 역주행하지만 시중·지방은행 모두 예금금리는 내리는 모습이다. 서민은 대출을 받아도, 저축을 해도 손해를 보는 구조다. 농협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주요 예·적금 금리를 0.25~0.55%포인트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만기 1년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약정 이자율을 연 2.2%에서 연 2%로 0.2%포인트 낮췄다. 지방은행은 앞서 예·적금 금리 인하에 나섰다. 경남은행은 지난 17일 주요 예·적금 14개 상품 금리를 만기에 따라 최대 0.75%포인트 인하했다. 부산은행도 다음날인 18일 9개 수신 상품 금리를 0.1~0.35%포인트 낮췄다.

▮금리인하 효과 無 지역 부동산 하락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3주(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전주대비 매매가격은 0.02%, 전세가격은 0.05%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9% 상승했다. 지난주 0.11% 상승한 것과 비교해 상승 폭은 줄었지만 31주째 상승세다. 대출 규제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됐지만 강남 등 선호단지에 대한 매매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반면 부산을 비롯한 지역은 전주대비 0.02% 내리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부산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하락하며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상승세를 보이던 수영구도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으로 전주대비 0.01% 떨어졌다. 해운대구(-0.15%)는 좌·우동 대단지 위주로, 사하구(-0.06%)는 괴정·하단동 구축, 동구(-0.06%)는 좌천·범일동, 영도구(-0.05%)는 동삼·봉래동 중심으로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의 선행지표인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04%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부산의 전세가격은 중구(-0.05%)와 강서구(-0.05%) 등에서 하락했으나, 연제구(0.15%)는 거제·연산동 준신축과 신축, 북구(0.10%)는 화명·구포동, 부산진구(0.09%)는 범전·개금동 위주로 상승세를 보였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정부가 대출규제를 강화해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세가 줄어들면서 침체한 지역 부동산은 더욱 가라앉는 모습이다. 정부가 서울·수도권과 부산 등 지역에 대한 대출규제를 다르게 적용해야 지역의 건설·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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