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금 48억 횡령 前 부산지법 직원, 檢 항소심도 20년 구형

울산건 병합 논의 후 12월 선고

부산지법 7급 공무원이 공탁금 48억 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공전자 기록 등 위작)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은 사건(국제신문 지난해 12월 25일 자 2면 등 보도)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부산고검은 24일 부산고법 형사1부(재판장 박준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 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이와 같은 형량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는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고, A 씨와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을 보면 A 씨는 부산지법 공탁계에서 일하던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3차례에 걸쳐 공탁금 48억 원을 빼돌렸다. A 씨는 피공탁자가 불명인 공탁금 명의를 가족 명의로 바꾼 뒤 가족 계좌로 전송하는 등의 수법을 썼다. 빼돌린 돈은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대다수를 잃었다.

A 씨는 2019~2020년 울산지법 근무 시절 경매 배당금 7억8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도 검찰 수사를 받는다. 부산지법은 지난 2월 A 씨를 파면했다.

A 씨 측은 1심과 마찬가지로 법원의 자체 조사 착수 직후 자수 의사를 밝힌 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A 씨는 “잘못이 엄중하지만 감경 요소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 달라”며 “신뢰받는 법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 사법부 구성원에게도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검찰 수사 중인 울산지법 경매 배당금 횡령 사건을 공탁금 횡령 사건 항소심에서 병합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이 사건 선고기일을 6주 뒤인 오는 12월 5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