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추천 권한 충돌…친윤 vs 친한 내전 격화

김 여사 해법 놓고 투톱 간 대립

- 추경호 “원내 사안” 발언 다음날
- 한동훈 “대표가 당무 통할” 반박
- 추천·임명 절차 착수 강행 밝혀
- 김종혁 “변화를” 권성동 “일방적”

김건희 리스크 해법으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분리추진하겠다고 공언한 특별감찰관 추천을 두고 여당 투톱이 공공연하게 대립하고 있다. 갈등은 ‘당무 권한 범위’로도 전선이 확대됐는데, 김건희 리스크라는 본질은 희석되고 계파 갈등만 부각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한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감찰관의 실질적인 추천과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당 대표 임무 관련 오해가 없도록 한 말씀 드린다. 당 대표가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특별감찰관 문제를 ‘원내 사안’이라며, 한 대표 권한이 아니라고 한 추경호(사진) 원내대표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외부 일정으로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당헌을 보면, 당 대표는 당무를 통할하고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에 관한 책임과 최고 권한을 가진다고 돼 있다. 한 대표는 “당 전체를 총괄하는 사람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당 대표를 뽑는 전국 규모 선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으며, 8년째 공석이다. 한 대표는 “문재인 정권 내내 특별감찰관을 추진하지 않아 국민의힘은 그런 표리부동을 대단히 비판했다”며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특별감찰관 추천의 전제조건이라는 입장은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감찰관 임명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도 “특별감찰관 도입을 비합리적 이유를 들어가며 회피한다면 민심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며 “먼저 우리가 변화하고 쇄신해야 더불어민주당과 싸울 수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선임 연동은 우리 당론이고, 당론을 변경하려면 원내대표와 상의를 사전에 해야 했다”며 “한 대표가 사전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검사 수사하듯이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가 언급한 ‘당무’와 관련, 한 친윤계 의원은 언론 통화에서 “당무는 최고위에서, 원내 사안은 의원총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대표가 108명의 의원을 설득하고 원내대표의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확대되자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는 다음 달 1일 이후 의총 개최를 염두에 둔 것인데, 시기 문제에서도 친한계는 상임위 대부분의 종합감사가 끝난 다음주를 요구하는 등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상이다.

대통령실도 가세하면서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언론통화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당의 정체성과 연결된 문제”라며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의 연계 문제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