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與 집안싸움에 팔짱 끼고 ‘관망 모드’

배민영 2024. 10. 2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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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의혹에서 비롯된 잇단 용산발 악재와 친윤(친윤석열)계의 건재에 운신의 폭이 제한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난국 타개책으로 특별감찰관 후보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절차 개시를 화두로 던졌지만 야당은 시큰둥한 표정이다.

특별감찰관 후보 및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사안을 두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이라며 한 대표와 '기싸움'을 벌이는 점도 야당이 관망자적 태도를 유지하는 구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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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의혹 해소에는 역부족”
특별감찰관 도입 안에 ‘시큰둥’
北인권이사 연계론은 내심 반겨
인권위, 野 몫 이사 추천 재촉구

김건희 여사 의혹에서 비롯된 잇단 용산발 악재와 친윤(친윤석열)계의 건재에 운신의 폭이 제한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난국 타개책으로 특별감찰관 후보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절차 개시를 화두로 던졌지만 야당은 시큰둥한 표정이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문제를 계기로 친윤계와 친한(친한동훈)계 간 갈등이 벌어진 판에 굳이 발을 들일 이유가 없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되 한 대표가 띄운 이슈엔 개입하지 않는 ‘전략적 관망자’ 태도를 취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현희 최고위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핵심관계자는 24일 “특별감찰관을 당연히 임명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너무 부차적인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대표가 정국을 주도할 능력이 안 되는 상황이니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것을 들고나온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제일 신경 쓰지 않을 만한 것을 갖고 일하는 시늉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금 특별감찰관을 임명한다 해서 지금의 김 여사 의혹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 의혹을 해소할 유일한 방법은 특검 도입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별감찰관 후보 및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사안을 두고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이라며 한 대표와 ‘기싸움’을 벌이는 점도 야당이 관망자적 태도를 유지하는 구실이 되고 있다. 한 현역 의원은 “여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 입장이 다른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냐”고 했다.

더욱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문제의 경우 대북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이 논의하길 꺼리는 이슈다. 그런데 추 원내대표가 재단 이사 추천을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민주당은 내심 반기는 기류다. 마침 피하고 싶은 논의 주제였는데 여여(與與) 갈등 소재로 전환된 덕에 한 걸음 물러설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야당 교섭단체 몫 이사 5명을 이른 시일 내에 추천하라고 재차 촉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권위 관계자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22일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권고에 대한 이행계획 통지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인권위가 민주당에 이행계획 통지를 촉구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9월25일 민주당에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기여하려는 북한인권법의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된 조사 및 연구와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는 핵심적 실행 기구인 재단의 출범이 필수적”이라며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재단 이사 5명을 국회의장에게 조속히 추천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배민영·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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