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2024] 민주당 "'北 파병'은 尹정부 책임"…외교부 반발[종합]
"정부, 우크라 '살상무기 지원' 검토 성급"
외교부 "북이 러 돕는데 우리와 관계 없나"
"우리 안보 위협…손 놓고 앉아 있을 상황 아냐"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북한군의 우크라이나전 파병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우리 정부가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몰아세웠다. '강성 일변도'의 외교 정책으로 러시아·중국과의 외교가 악화됐고, 나아가 북한의 파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4일 외교부·통일부 등 기관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까지 '폭풍군단'으로 불리는 특수작전군 예하 11군단 병력 약 3000명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파병했으며, 오는 12월쯤엔 총 1만 2000명이 파병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 동부에 있는 훈련 시설로 이동해 훈련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향후 러시아 서부로 이동해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에 투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尹정부, 강성 일변도 외교 운신 폭 좁힐 것"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대응이 지나치게 성급하고 즉흥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엔(UN)이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면서, 차분하고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등 강력하고 실효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했다. 단계적 조치 중에선 살상용 무기를 북러 협력의 진전을 보면서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까지 밝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군 파병을 계기로 3차 세계 대전으로 발전할 변곡점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무기 제공 방안을 밝히는 것이 러우 전쟁에 참전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후덕 의원도 "북한이 위협적이고 도발적인 파병을 하지 않길 바란다"면서도 "우리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무기를 지원한다는 계획도 무산되길 바라는데, 우크라이나는 군사동맹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국내법상 살상 무기 지원은 위반"이라고 말했다.
주러시아 대사 출신 위성락 의원은 이번 북러 군사동맹은 향후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군이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사태 책임을 정부로 돌렸다.
위 의원은 "임기 반환점에 있는 윤석열 정부가 외교 분야에서 잘못한 것이 바로 '러시아·북한' 문제"라며 "한러·한중 관계는 수교 이래 최악이고 남북 관계도 극도의 대립 속에 있는데, 러시아·중국의 방해로 북핵 문제까지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격화된 러시아·중국과 서방 간 대립 구도 속에서 한러·한중의 외교악화가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동맹, 즉 북한의 러시아 지원군 파병의 결과로 귀결됐다"며 "러북은 혈맹이 됐고 북한은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 군의 지원을 기대할 상황까지 됐다"고 우려했다.
위 의원은 정부가 △러시아 대사 소환 △우크라 살상 무기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모두 여파가 심대하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일이 아니고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국과의 외교 공간을 열어야 한다"면서 "현 정부의 강성 일변도 외교는 운신의 폭을 좁히고 진영 대결 최전선에서 모든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외교부 "북러 '정략적 결착'…외교정책 잘 못 아냐"
외교부는 야당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북한군 러시아 파병은 양국 간 이해가 맞아떨어진 '정략적 결착'이지 외교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용 무기 등 간접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단호한 방침을 표명한 것이고,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올라가 있다는 메시지"라면서 "러시아가 어떤 행보를 보이고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받는지, 북한이 러시아를 어디까지 지원하는지 등 세부사항에 (정부 결정 수위가) 달려있다"고 했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를 돕고 있는데, 우리와 이해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우크라이나 지원은) 대가 없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우리 안보에 위협 요인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손을 놓고 앉아 있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한 배경에 대해 "중국이 100% 도와주지 않으니 러시아에 매달린 것 같다"며 "(현재 정부는 북한이) 러시아 지원을 통해 경제적 대가, 정찰위성 등 군사 기술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난국을 타개할) 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올인하는 것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한러 관계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하지만, 전쟁 이후 세계 어떤 나라 중 러시아와 최악의 관계가 아닌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며 "우리 정부는 이 가운데서도 한러 관계의 기본적 소통을 유지했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차관은 "우리 정부의 대러·대중 외교 문제로 북한군 파병 결과가 초래됐다는 말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러시아와 북한의 결착은 서로 간 이해가 맞아떨어진 '정략적 결착'이지 외교 정책이 잘못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 "트럼프 당선시,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
여당에선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책을 물었다. 특히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차기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카드가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왔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 얘기가 나온다"며 "북한 입장에선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러시아를 중요 카드로 확보하려는 의미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경제난 타개도 있겠지만 미국과의 한판 승부를 내다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상현 의원은 "트럼프 후보 성향을 보면 우크라에 대한 군사·재정 지원이 위축될 것이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 강도가 결국 두 나라에 승전보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결국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관계가 긴밀해지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며 "전략적 가치를 모두 두고 평가해 미리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의원은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고도의 핵 기술과 핵 잠수함 등 기술이 북한에 이전될 수 있다는 것이 우려된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우리나라는 제대로 안테나를 세우고 체크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용인하지 않았다면 과연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견할 수 있었겠느냐"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데, 현재 중국과의 소통 채널이 모두 막힌 것 같고 남북 안보 문제가 불거지면 중국과 물밑 대화를 할 수 있는 채널이 사실상 전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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