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그해 5월’

정옥재 기자 2024. 10. 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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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영예를 받게 된 한강 작가의 소설 가운데 '소년이 온다'가 특히 인기다.

1988년 이상문학상 대상에 한 작가의 부친 한승원 소설가의 '해변의 손길'이 선정됐다.

한 작가의 이번 수상은 한강 자신만의 성취가 아닌 것처럼 '한강 열풍'이 어느 한두 업체에 집중되지 않고 출판·서점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한 작가가 스웨덴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 오는 12월까지 한강 열풍과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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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영예를 받게 된 한강 작가의 소설 가운데 ‘소년이 온다’가 특히 인기다. 수상 발표 초반엔 가장 구하기 어려웠던 작품이다. 그 이후 판매량이 특히 많았고 국민 관심도 높았다. 소설에 관심이 적은 이들도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다룬 이 작품은 반드시 구입하려는 듯하다. 2014년 출간된 이 소설은 중학교 3학년 생 동호의 시선으로 5·18의 열흘간 비극을 그린다. 한 작가는 2021년에는 4·3 항쟁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도 출간했다. 스웨덴 한림원의 수상 이유를 살펴보면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력한 시적 산문”을 한 작가가 써왔다고 명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최근 한길사가 온라인에서 ‘한강 마케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소년이 온다’ 속 5·18을 낳은 것은 5·16이었다는 내용이다. 한길사가 홍보하는 책은 나림 이병주의 소설 ‘그해 5월’이다. 1961년 5월 16일부터 1979년 10월 26일까지 박정희 정권 18년을 중국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처럼 펼쳐낸 나림 연작소설(6권)이면서, 나림 자신의 현대사 연작 5부(‘관부연락선’ ‘지리산’ 등) 에필로그이기도 하다. 따져보니 5·16부터 10·26, 5·18은 촘촘하게 연결된다. 5·16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군부는 광주의 5·18 비극을 만든 전두환 신군부를 키웠다.

나림과 한강 사이에는 연결고리가 하나 더 있다. 1988년 이상문학상 대상에 한 작가의 부친 한승원 소설가의 ‘해변의 손길’이 선정됐다. 그때 6인 심사위원 가운데 한 명이 나림이었다. 한강은 당시 고등학교 2학년 생이었다. 이처럼 한강은 한국 사회의 많은 인연 속에 존재하고 그의 모든 작품은 한국사, 한국 문학 역량 속에서 태동했다.

온 국민이 한강 작품을 기념품처럼 구입하고 있다. 한 작가의 이번 수상은 한강 자신만의 성취가 아닌 것처럼 ‘한강 열풍’이 어느 한두 업체에 집중되지 않고 출판·서점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교보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이나 온라인 서점만 그 과실을 독점해선 곤란하다. 이번 열풍이 지역서점, 독립서점과 공유되고 더 나아가 모든 소설가, 시인을 포함한 예술계와 인문학 전반의 관심으로 이어졌으면 한다. 한길사의 “5·18과 연결된 ‘그해 5월’에도 관심을 가져달라”는 마케팅이 기발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바람 때문이다. 한 작가가 스웨덴에서 노벨문학상을 받는 오는 12월까지 한강 열풍과 마케팅이 더욱 활발해지기를 소망한다.

정옥재 서울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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