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장 중인 양종희 회장까지 직접 나서…KB금융 '밸류업' 보따리 풀었다
3분기 순이익 1.6조…올해 누적 '4.4조' 역대 최대
(서울=뉴스1) 김도엽 김현 기자 = 양종희 KB금융지주(105560) 회장이 해외 출장 중에도 'KB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직접 발표하며 기업 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내년부터 보통주자본 비율(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해 그룹 경영관리체계 개편은 물론 일선 영업현장 직원의 핵심성과지표(KPI)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도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게 경영계획, 핵심성과지표 재설계"
양 회장은 24일 인터넷·모바일 생중계를 통해 2024년 3분기 경영실적과 함께 이런 내용의 'KB의 지속가능한 Value-up 방안(밸류업 공시)'을 발표했다.
양 회장은 "밸류업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속 가능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며 "당장 2025년 경영계획부터 밸류업 패러다임에 맞는 자산성장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성과지표를 재설계하는 등 조직 구성원 모두가 새 패러다임에 맞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를 토대로 KB금융의 주주환원은 업계를 선도할 것이며, 총주주환원율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대 금융지주 중 회장이 직접 나서 밸류업 발표에 나선 건 KB금융이 처음이다.
앞서 KB금융은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는 지난 7월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신한·우리금융지주는 편입되면서도 KB금융은 포함되지 못했는데, 현재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출장 중에도 양 회장이 밸류업 소개에 직접 나선 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킴과 동시에 주주와 소통하는 데 공을 들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은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 계획이 담긴 밸류업 공시를 결의했다.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JP모건과 같은 글로벌 선도 금융사의 주주환원 방식으로, CET1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총주주환원율도 증가한다.
올해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2025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2025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CET1비율 적용 시점은 2분기 말이지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3분기 기준으로 적용할 수 있다. 9월 말 기준 KB금융의 CET1 비율은 13.85% 수준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을 바탕으로 CET1비율과 연계한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제시했다.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더불어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해 CET1 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향성도 드러냈다.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RORWA 목표치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RORWA는 경영진 보상체계와 이미 연계돼 있는데, 이 부분을 더 확대 적용할 것"이라면서 "영업현장까지 전파되는 것이 중요해서 핵심성과지표 재설계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순이자이익 증가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돼 양적인 면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며, 철저한 자본 관리를 통해 최고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금리, 주식 시장 등 외부 환경 요인에 따른 RWA 영향에 대해서는 크지 않다고 했다.
최철수 KB금융 리스크관리담당(CRO)은 "주식의 경우 포지션이 크지 않지만, 환율의 경우 10원이 올라가고 내릴 때, 2bp 정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김 CFO는 "자산 성장과 RWA 증가율 간극을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자본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갭을 좁혀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주당배당금을 지난 1·2분기(각각 784원·791원)보다 상향된 795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 3분기 순이익 1.6조…올해 누적 '4.4조' 역대 최대
KB금융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잠정)은 1조 6140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7.5%(2403억 원) 늘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4조 395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조 3704억 원 대비 0.4% 증가했으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주요 경영지표 중 3분기 누적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Cost Income Ratio)은 36.5%로, 지속적인 비용 효율화 결실로 40% 미만의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3분기 누적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전년 동기 대비 11bp 개선된 0.41%를 기록했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은 1조 479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했는데, 선제적으로 대규모 추가 충당금을 적립한 기저효과 및 부동산 PF 관련 일부 환입 영향이다.
김 CFO는 "지난해 부동산 PF 관련 선제적이고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아왔으며, 올해 일부 환입이 이뤄졌다"면서도 "건전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라서 충당금 적립 기조는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지만, 이미 선제적으로 쌓아 놓은 효과 덕에 내년에도 올해 수준 내외에서 CCR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3분기 그룹 및 은행 NIM은 각각 1.95%p, 1.71%p로 전 분기 대비 13bp 하락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리프라이싱 가속화,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 NIM 하방 압력 요인이 집중된 영향이다.
이종민 국민은행 CFO는 "3분기 중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선반영돼 대출금리 하락으로 NIM 하락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다만 앞으로 이런 NIM 하락 가능성은 작으며 4분기는 안정적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또한 4분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16.75%를 기록해, 여신 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 영향에도 불구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
올해 누적 순이자이익은 9조 5227억 원으로 NIM 하락에도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3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 1650억 원으로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감소로 전 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김 CFO는 "주주환원 성장을 위해선 당기순익 증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년까지 당기순익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이지만, 금리 인하에 따라 이자이익 측면에서 일부 감소할 수 있는 요인은 있다"고 말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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