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물가 급변동 위험 … 상승·하락 리스크 모두 대비해야"

정욱 기자(jung.wook@mk.co.kr),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홍장원 기자(noenemy99@mk.co.kr) 2024. 10. 24.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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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리다 前 연준 부의장의 미국 경제 진단
코로나때 금리 급등 후폭풍
뒤늦게 美경제 타격 가능성
트럼프 집권땐 재정적자 커져
장기채 금리 5%로 치솟을수도
인공지능 기술 혁신적이지만
거시경제 반영은 5년 뒤 예상

◆ 매경 뉴욕포럼 ◆

리처드 클래리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왼쪽)과 소거타 사하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사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 주최 '2024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에서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욕 특별취재팀

도널드 트럼프 집권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2인자로 활동했던 리처드 클래리다 전 부의장(현 핌코 고문)이 내년 미국 인플레이션 상·하방 위험을 동시에 경고했다.

지난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했는데, 내년 인플레이션 위험 변동성이 부쩍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서비스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물가 상승 위험이 여전한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급격히 올랐던 금리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입히며 경기 둔화 리스크 또한 커질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클래리다 전 부의장은 23일(현지시간) 매일경제신문이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2024 글로벌 금융리더포럼'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관리목표인 2%를 넘어서는 와중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는 내년에 물가가 2% 수준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시장의 중요한 이벤트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과 하락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재무부 경제정책 차관보로 일한 후 트럼프 정부 시기인 2018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연준 부의장을 지낸 경제 전문가다. 이후 운용자산이 4조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에 합류했다.

클래리다 전 부의장은 "자칫 물가 하락 속도가 둔화되면 내년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현 수준인 2.5%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서비스 물가는 여전히 3.5%를 찍고 있고 임대료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내년에도 가파른 금리 인하가 지속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런 점이 (연준이) 내년 금리 결정에 관해서 판단을 유보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복잡하게 단행됐던 통화정책이 부지불식간에 미국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겼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팬데믹 이후 가파르게 진행됐던 금리 인상 여파가 내년이 지나서 경제에 본격적으로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클래리다 전 부의장은 "(팬데믹 기간에) 미국 기준금리가 사실상 0%에서 5.5%로 상승했는데 아직까지는 통화정책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내년에 이 여파가 경제 둔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는 시의적절한 것이었다"며 "연준과 시장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적정금리 수준을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금리를 내렸지만 여전히 필요 이상으로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적어도 연내 추가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클래리다 전 부의장은 인공지능(AI)이 글로벌 노동시장과 생산성에 미칠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AI는 매우 혁신적인 기술이고 엄청난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제 생산성이나 고용 등 거시경제 데이터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3~5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1980년대 말을 기점으로 IBM, 애플 컴퓨터가 대중과 만났지만 10년이 지나서야 생산성 데이터에 영향을 미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AI가 생산성을 끌어올리면 연준의 일이 좀 더 쉬워질 수 있다. 기술 혁신에 따른 경제생산성 향상은 국내총생산(GDP)을 증가시키며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대해 "핌코 내부의 정치 분석가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승자와 상관없이 공화당이 상원을 다시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정부 예산이나 세금 감면 등에서 공화당이 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경우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더 커져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규모 재정 지출에 국채 발행이 늘면서 장기금리가 더 가파르게 치솟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최악의 경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다시 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현 금리는 4%대 초반 수준이다. 이런 시나리오가 펼쳐지면 경기침체 위험에 베팅해 채권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게 된다.

[뉴욕 특별취재팀=정욱 금융부장(팀장) / 윤원섭 뉴욕 특파원 / 홍장원 뉴욕 특파원 / 오찬종 뉴욕 특파원 / 김용갑 뉴욕 특파원 / 최승진 워싱턴 특파원 / 이새봄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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