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박상학 “이거 최고인민위원회야?” 국감장서 막말
박상학 “북한에선 위법이라 할 것…위법 아냐”
통일부 장관 “수사받는 박 대표가 왜 모르겠나”
대북전단을 살포해온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24일 국회에 출석해 전단 살포는 항공안전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그간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항공안전법 위반 가능성을 숙지시키겠다고 밝혀왔지만 이를 방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대표는 또 야당 의원의 계속되는 지적에 “이거 뭐 최고인민위원회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 대표를 향해 “대북전단 살포는 항공안전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2kg이 넘는 대북전단을 띄우려면 사전에 국토교통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기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전단 살포 단체가 허가를 받은 사례는 없다.
윤 의원은 경찰에서 대북전단 살포 단체를 상대로 항공안전법 위반 여부를 수사 중인 점도 언급하며 위법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그건 의원님 주장”이라며 “북한에서는 위법이라 하겠죠”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내가 아는 법적 상식에서 (대북전단 살포는) 위법이 아니다”라며 “대법원까지 판결이 나와야 위법인지 아닌지 안다”라고 맞섰다. 박 대표는 “내가 지금 법정에 섰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의원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내법을 준수하라”고 하자 박 대표는 “이거 뭐 최고인민위원회야? 내가 지금 법정에 섰냐고”라고 반발했다. 북한의 입법 기관인 최고인민회의를 최고인민위원회라고 표현한 듯하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박 대표가 국회 권위를 훼손했다며 고발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국민의힘)은 박 대표에게 “조금 전 국회 권위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선서했다”라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얘기만 차분하게 하면 된다”고 주의를 줬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항공안전법 위반 여부를 제대로 고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박 대표가 왜 모르나. 본인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항공안전법 위반 소지를 알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대표는 한정애 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항공안전법이 위반된다고 통보받은 적도 없고, 그걸 인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탈북민 단체가 항공안전법 위반 가능성을 숙지하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일부는 단체에 명시적으로 이를 알리지 않고 있다. 강종석 통일부 인권인도실장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저희가 (민간단체와) 소통을 해보니 그 분들도 항공안전법 등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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