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챔피언’ 울산은 왜 아시아에서 힘을 못 쓰나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
K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참가한 울산 HD가 한·일전 3연패에 빠졌다.
울산은 지난 23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2025 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에서 빗셀 고베에 0-2로 졌다. 이날 패배로 울산은 ACLE 개막 3연패로 동아시아 12개팀에서 꼴찌로 추락했다. 울산이 ACLE에서 패배한 상대들이 가와사키 프론탈레(0-1 패)와 요코하마 마리노스(0-4 패), 빗셀 고베(0-2 패)까지 모두 일본 J리그 대표들이었다는 점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동아시아에서 3전 전패를 당한 팀은 울산과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호주) 뿐이다. 그러나 골득실에서 울산(-7)이 센트럴코스트(-4)에 밀렸다. 울산은 이번 대회에서 7골을 내주는 동안 단 1골도 넣지 못했다는 점에서 뼈아프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울산의 ACLE 토너먼트 진출은 기대하기 어렵다. 김판곤 울산 감독도 “부끄럽다. 우리 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한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시아에서 강호로 인정받던 울산의 ACLE 부진은 K리그1과 병행이 쉽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노리는 울산은 2위인 강원FC에 승점 4점차 앞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남은 4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 여부가 결정되다보니 K리그1에 주축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선수 구성이 불가피했다. 울산은 고베전도 27일 포항 스틸러스와 ‘동해안 더비’를 감안해 1.5군으로 출전했다.
울산은 K리그1에서 선수들의 고령화로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수록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현상)가 우려되는 팀이기도 하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까지 30대 중반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 보니 K리그1에서는 최소 실점(36골)을 하고 있지만 ‘로테이션’이 필요한 ACLE에선 수비에 구멍이 뚫린다. 기량만 따진다면 부족함이 없지만, 경기 간격이 짧아질 수록 실수가 잦아지고 있다.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적극적인 전방 압박을 주문하고 있으나 선수들이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울산에서 득점을 해결해야 하는 주민규와 야고가 침묵하는 게 고민이다. 두 선수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울산은 ACLE 16강 진출이 아니라 무득점 탈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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