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병’ 왔던 맨발의 마라토너

한겨레 2024. 10. 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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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때 에티오피아에서 '강뉴 대대'를 보내주었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근위대에서 뽑은 군인들이었다.

가난한 청년 아베베 비킬라는 황제 근위대에 들어갔다가 한국으로 파병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한국전쟁 때 남한 편에 섰던 강뉴 대대 출신은 두고두고 박해를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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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다] 아베베 비킬라 (1932~1973)

한국전쟁 때 에티오피아에서 ‘강뉴 대대’를 보내주었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근위대에서 뽑은 군인들이었다. 가난한 청년 아베베 비킬라는 황제 근위대에 들어갔다가 한국으로 파병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아베베 비킬라는 달리기를 잘했다. 군인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때는 마라톤 선수로 출전했다. 마침 신발이 망가졌다. 아베베 비킬라는 맨발로 달렸고, 세계 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땄다. ‘맨발의 영웅’이라 불리게 된 사연.

아베베 비킬라의 금메달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에 앞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적지 않은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인종차별이 심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선수가 대부분이었다.(역도와 레슬링 등에서 활약하던 이집트는 북아프리카의 아랍 국가였다.) 사하라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흑인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1964년 도쿄 올림픽 때도 출전했다. 마침 올림픽 6주 전에 맹장 수술을 받았다. 아베베 비킬라는 이번에는 운동화를 신고 달렸고, 세계 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마라톤 2연패, 두번 연달아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1966년에는 서울 국제 마라톤 대회에 와서 달렸다. 열다섯명만 나온 작은 대회였지만, 마라톤 스타였던 아베베 비킬라 덕분에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 맺은 특별한 인연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1969년에 자동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한다.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그래도 아베베 비킬라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 체육대회에 나갔다. 1970년과 1971년에 국제 장애인 스포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1973년 10월25일에 숨을 거두었다.

1974년에 에티오피아에서 정변이 일어났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물러났다. 새로 들어선 군사정부는 북한을 편들었다. 한국전쟁 때 남한 편에 섰던 강뉴 대대 출신은 두고두고 박해를 받았다고 한다. 아베베 비킬라가 숨진 뒤 일어난 일.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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