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파병’ 왔던 맨발의 마라토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전쟁 때 에티오피아에서 '강뉴 대대'를 보내주었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근위대에서 뽑은 군인들이었다.
가난한 청년 아베베 비킬라는 황제 근위대에 들어갔다가 한국으로 파병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한국전쟁 때 남한 편에 섰던 강뉴 대대 출신은 두고두고 박해를 받았다고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는 역사다] 아베베 비킬라 (1932~1973)
한국전쟁 때 에티오피아에서 ‘강뉴 대대’를 보내주었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근위대에서 뽑은 군인들이었다. 가난한 청년 아베베 비킬라는 황제 근위대에 들어갔다가 한국으로 파병돼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아베베 비킬라는 달리기를 잘했다. 군인 육상 선수로 활약했다. 1960년 로마 올림픽 때는 마라톤 선수로 출전했다. 마침 신발이 망가졌다. 아베베 비킬라는 맨발로 달렸고, 세계 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땄다. ‘맨발의 영웅’이라 불리게 된 사연.
아베베 비킬라의 금메달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에 앞서 아프리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적지 않은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인종차별이 심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백인 선수가 대부분이었다.(역도와 레슬링 등에서 활약하던 이집트는 북아프리카의 아랍 국가였다.) 사하라사막 남쪽의 아프리카 흑인 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은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가 처음이었다고 한다.
1964년 도쿄 올림픽 때도 출전했다. 마침 올림픽 6주 전에 맹장 수술을 받았다. 아베베 비킬라는 이번에는 운동화를 신고 달렸고, 세계 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땄다. 올림픽 마라톤 2연패, 두번 연달아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1966년에는 서울 국제 마라톤 대회에 와서 달렸다. 열다섯명만 나온 작은 대회였지만, 마라톤 스타였던 아베베 비킬라 덕분에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 맺은 특별한 인연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
1969년에 자동차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한다. 하반신이 마비되었다. 그래도 아베베 비킬라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휠체어를 타고 장애인 체육대회에 나갔다. 1970년과 1971년에 국제 장애인 스포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1973년 10월25일에 숨을 거두었다.
1974년에 에티오피아에서 정변이 일어났다. 하일레 셀라시에 황제가 물러났다. 새로 들어선 군사정부는 북한을 편들었다. 한국전쟁 때 남한 편에 섰던 강뉴 대대 출신은 두고두고 박해를 받았다고 한다. 아베베 비킬라가 숨진 뒤 일어난 일.
김태권 만화가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속보] 러 하원 ‘전쟁 시 군사원조’ 북-러 조약 비준
- 감탄만 나오는 1000년 단풍길…2만그루 ‘꽃단풍’ 피우는 이곳
- 한기호 “우크라와 협조해 북괴군 폭격” 문자에 안보실장 “넵”
- ‘파우치’ 사장 후보…“KBS는 김(K)건희 브(B)로드캐스팅 시(S)스템”
- “사과부터 해야”…군산 책방이 ‘한강 책’을 반송하려는 까닭
- 발밑에 38억 ‘로또’…금속탐지기로 1천년 전 은화 2500개 발견
- 삼성 제친 SK하이닉스…‘AI발 메모리 지각변동’ 시작됐다
- 임현택 탄핵 위기…“정부 의료농단 못 막아” 의협 내분 고조
- ‘마왕’ 없는 10년…우리가 신해철을 계속 소환하는 이유
- ‘북한 파병’ 뒤늦게 인정한 미국…확대 해석 경계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