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족 변호인' 정철승 변호사, 강제추행으로 징역 1년

1심 “정철승, 짧은 시간 수차례 추행 반복”

정철승 변호사. /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을 변호했던 정철승 변호사가 후배 변호사를 성추행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강두례)는 24일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기소된 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다만 법정에서 구속하진 않았다.

정 변호사는 작년 3월 27일 서울 서초구의 한 와인바에서 후배 여성 변호사 A씨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정 변호사가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누르고,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손을 주무르거나 등을 만져 추행한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정 변호사의 추행 방법과 특징적 행동, 자신의 반응과 감정 등을 구체적이고 일관적으로 진술했으며, 이는 당시 현장을 담은 CCTV 영상 내용과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일회성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고 짧은 시간 수차례 반복됐다”면서 “정 변호사는 피해자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허위 고소했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하는 등 2차 가해를 해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질책했다. 정 변호사는 재판부가 혐의를 인정하자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다만 정 변호사가 성추행으로 피해자에게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 등 상해를 입혔다는 혐의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제추행 사건 자체가 아니라 고소 이후 정 변호사의 혐의 부인 등 적극적인 대처로 우울증이 악화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게 “상식에 반하는 일방적인 판결이다.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후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며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박 전 시장 유족이 ‘박원순 성희롱’을 인정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유족 측을 대리하면서 피해자의 신원 일부를 공개한 혐의로 기소돼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21년에도 한 여성으로부터 강제추행·유사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