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방출→삼성 테스트&입단→1군 ERA 1.08→4374일 만에 KS 출전…불혹의 8000만원 베테랑이 쓰는 드라마,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10. 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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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이 쓰는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송은범은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에 등판했다.

송은범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건 SK 소속이던 2012년 11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무려 4374일 만이었다. 당시 송은범은 0.1이닝 1피안타 2사사구 3실점으로 부진했다.

삼성 송은범. 사진=김영구 기자
삼성 송은범. 사진=김영구 기자
이날은 달랐다. 비록 1실점을 하긴 했지만 2이닝을 2피안타로 막았다. 팀이 0-6으로 뒤지던 3회 2사 1루서 이승민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송은범은 김태군을 삼진으로 돌리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이어 4회는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 최원준과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렸다. 5회 김도영을 3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후 최형우에게 우중간 2루타,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 1, 3루가 되었다. 김선빈의 뜬공 때 최형우가 홈을 밟으면서 첫 실점을 허용했고, 이후 우완 이승현과 교체됐다.

그야말로 드라마다. 송은범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LG 트윈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JTBC ‘최강야구’ 입단 테스트도 떨어졌던 송은범은 시즌 중 삼성으로부터 입단 테스트를 제안받았고, 테스트를 통과하며 우여곡절 끝에 다시 프로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재활군과 2군을 거친 송은범은 8월 1일 육성선수에서 정식 선수로 전환되었고, 8월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8월 3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른 송은범은 9월 18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LG 소속이던 2022년 8월 31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첫 홀드를 챙겼다. 또한 9월 6일 부산 롯데 자이어츠전과 9월 7일 대구 NC전, 9월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과 9월 18일 수원 KT전. 연투도 문제없음을 보여줬다. 9경기 2홀드 평균자책 1.08.

삼성 송은범. 사진=김재현 기자
1군 엔트리를 밟은 것도 감격스러운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송은범은 올해 전까지 와일드카드 1경기(평균자책 0), 준플레이오프 8경기(1패 평균자책 1.74), 플레이오프 2경기(1승 1패 평균자책 1.80) 출전에 한국시리즈는 12경기에나 나왔다. 3승 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2.08로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오승환이 구위가 회복되지 않았기에, 송은범의 어깨가 무거웠었다.

LG와 PO 1차전에 앞서 송은범은 “구단에서 높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1군에 올라왔을 때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준비는 잘했는데, 결과는 하늘의 뜻이다. 준비한 대로 잘하면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송은범은 “가을야구는 보너스의 시간이다. 사실 기존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난 한 달만 1군에 있었다. 시즌 전에 스프링캠프를 함께 하지 못했다 보니 몸이 쉽게 올라오지 않았다. 고충이 있었다”라며 “감독님이 어떻게 활용하실지 모르겠지만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 준비하면서 그 생각밖에 안 했다. 민폐만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었다.

10월 13일 1차전, 2020년 11월 4일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1439일 만에 나선 가을야구 무대에서 문성주의 강습 타구에 맞으며 교체되는 불운도 있었지만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17일 3차전에서도 등판했다.

삼성 송은범. 사진=김재현 기자
PO에서는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달랐다. 선발 황동재가 0.2이닝 만에 강판을 당하며 강제 불펜 데이를 했어야 했는데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으며 팀에 힘을 더했다.

아직 송은범의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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