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여권 내홍 조짐...한동훈 vs 추경호 신경전
추경호 "특별감찰관 임명 원내 사안…의총 거쳐야"
"원내든, 원외든 총괄하는 임무는 당 대표가 수행"
장동혁 "당정, 문제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 바꿔야"
[앵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논란 해소를 위한 '특별감찰관' 추진을 공식화한 뒤, 여권 내홍이 격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어제 추경호 원내대표는 한 대표 발언 직후 원내 사안이라며 사실상 제동을 걸었는데, 조금 전 한 대표가 '당 전체를 총괄하는 건 당 대표'라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국회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박정현 기자!
아침 회의에서부터 여당 분위기 심상치 않았다고요?
[기자]
네, 한동훈 대표는 어제에 이어 오늘 아침 지도부 회의에서 또 한 번 김건희 여사 논란 해소를 위한 특별감찰관의 실질적인 추천과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는 지난 대선 공약으로 우리가 약속했던 거라며 거듭 추진 의지를 밝힌 건데요,
어제 한 대표가 처음 특별감찰관 추진을 공식화한 뒤,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은 원내 사안이고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할 문제라며 한 대표와는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습니다.
한 대표가 추진 시점을 다음 달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이전으로 거론한 것을 두고서도, 두 사안을 맞물려 볼 건 아니라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는데요.
이에 한 대표가 아침 회의에서 추 원내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원내든, 원외든 상관없이 당을 총괄하는 임무는 대표가 수행하는 거라며 추 원내대표를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인 겁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도 당정이 문제를 대하고 풀어가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당원도 국민도 기다려주지 않을 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당초 이 회의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도 참석해야 하지만, 오늘은 외부 언론사 행사 일정으로 불참했습니다.
일정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한 대표가 재차 특별감찰관 추진을 거론했다고 전하자, 오늘은 '노코멘트',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대신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이 한 대표를 향한 작심 발언을 내뱉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비판엔 적어도 일정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며, 자해적 행위로 보수 진영의 공멸을 가져올지 모른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앵커]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건데, 최근 여권 내 분열 조짐이 심상치 않죠?
[기자]
네, 어젯밤 국민의힘 108명 전원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에선 친한계 의원 10여 명이 잇따라 글을 올려, 추 원내대표에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시작은 배현진 의원이었는데요,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도입을 원천 반대하는 거냐며 설명을 요구했고,
여기에 박정훈, 정성국, 김형동 등이 제도 취지에 맞게 도입이 필요하다, 의원총회를 열어달라는 등 글이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글을 올린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모든 결정은 최고위원회와 당 대표가 하는 거라며 추 원내대표가 선을 넘었다고 반발했습니다.
밤새 반발이 이어지자 추 원내대표는 오늘 아침 의원 채팅방에 국정감사가 끝난 이후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연이은 만찬으로 친한계가 세력을 결집하며 존재감을 키우는 양상인데, 이를 바라보는 친윤계는 불쾌한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권성동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진 관련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기 전에 원내와 소통했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독단의 정치라고 비판했습니다.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와 북한인권재단 추천 문제를 연결지은 건 당의 당론인 만큼 '투톱'인 원내대표와 상의했어야 한다는 취지인데요,
한 대표가 대통령과 면담에서 제안한 '3대 요구' 역시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 활동을 더 자제하겠다고 답한 만큼 사실상 받아들인 거로 봐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한 대표가 용산과 대립이 있을 때마다 측근들을 모아서 밥을 먹는 건 당 전체를 품어야 할 당 대표의 옳은 모습이 아니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습니다.
권 의원은 다만, 용산을 향해서도 회동 직후 추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 자리를 갖는 건 모양이 좋지 않았다며 대통령실도 남은 임기를 생각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민주당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갈라진 여당의 틈을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아침 회의에서 한동훈 대표가 김 여사 의혹 관련 국민적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 걸 거론하며, 국민의 일관된 요구는 특검을 받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4일 본회의를 열고 김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는데요,
당 내부에선 여당 내분을 고리로 김 여사 특검법 처리에 내심 기대를 거는 분위기도 적잖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사실상 용산에서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거절당하며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위기이니만큼 무언가 결과를 내려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놨습니다.
민주당이 연일 여야 대표 회담을 띄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회담이 열린다면,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을 핵심 의제로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겉으론 김 여사 특검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한 대표를 설득할 묘수를 고심하는 듯한 모습도 읽힙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당 도움을 받아 특검을 통과시키려면 여지를 남겨둬야 하지 않겠느냐며,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 수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여권 인사가 여럿 연루된 명태균 씨 관련 의혹은 특검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특검법 범위와 관련해선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건데, 다만 국민의힘 친한계 내에서도 김 여사 특검에는 여전히 거리를 두는 기류가 강한 건 사실입니다.
아직까지 2차 여야 대표 회담을 위한 구체적 일정은 논의 전인 거로 파악됐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종합감사가 진행되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선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이 또 한 번 쟁점으로 떠올랐는데요,
공사를 진행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가 불출석하며 민주당 소속 위원들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됐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이에 따라 업체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동행명령장을 전달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박정현입니다.
YTN 박정현 (miaint31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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