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추모만 하면 뭐하나”...핫플엔 여전히 불법주차, 취객 흥청망청인데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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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TV 속에서 본 세월호의 모습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눈에 선하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기자는 처음에 탑승자 전원을 구조했다는 속보에 가슴을 쓸어내렸고, 이내 그 소식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때는 슬픔이 밀려왔다.
2022년 가을 핼러윈을 즐기려 이태원에 모인 수백 명의 인파가 탈출구를 찾지 못해 생을 달리했을 때도 그랬다.
2년 전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인파와 차량 이동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인 걸 떠올리면 참담한 생각만 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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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들에게 세월호 사고는 단순한 ‘대형 참사’가 아니다. 어쩌면 당사자가 ‘나’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에 모두가 슬퍼했고 그만큼 서로를 위로해야 했다. 매년 4월 16일이 다가오면 우리는 학교 외벽에 노란 리본을 달며 일찍 세상을 떠나야 했던 친구들을 추모했다. 그것은 다시는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는 염원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우리는 예상하지 못한 재난과 마주하며 살고 있다.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에서 일어난 화재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우리는 또 한 번 슬퍼해야 했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안전불감증을 비판하고 허울뿐인 재난 안전 관리체계에 분노했다.
2022년 가을 핼러윈을 즐기려 이태원에 모인 수백 명의 인파가 탈출구를 찾지 못해 생을 달리했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2년 전의 슬픔과 분노는 이태원에만 남은 듯했다. 주말 밤 취재차 찾은 홍대 레드로드에는 무단주차 차량들이 즐비했고, 취객들은 무리 지어 휘청이며 지나가고 있었다. 클럽 앞에 몰린 사람들은 호객행위 속에 뒤엉켰다. 2년 전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 인파와 차량 이동이 원활하지 않았기 때문인 걸 떠올리면 참담한 생각만 들 뿐이었다.
국가가 국민을 위험에서 보호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의무다. 하지만 국가만이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는 없다. 안전 의식이 동반되지 않으면 언제든 사고는 재발한다.
참사 유가족을 만날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이길 바란다”는 말을 듣게 된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정부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우선시돼야 할 것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정해놓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그 약속은 사고가 일어났던 곳에서만 지켜져야 하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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