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착각' 민망 세리머니, 모두가 놀려도 KIA 작은 거인은 웃었다 "그걸로 분위기 띄웠다, 어린 선수들 긴장했었는데..." [영상]
KIA는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8-3으로 승리했다.
앞서 21일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된 1차전도 5-1로 승리하면서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를 확보했다. 그동안 한국시리즈 1, 2차전에 승리한 20개 팀 중 18개 팀이 그 기세를 살려 우승까지 차지했다.
KIA와 삼성 양 팀 타자 다수가 궂은 비와 쌀쌀한 날씨에 고전한 가운데 김선빈만은 유일하게 예외였다. 김선빈은 21일 강우 우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되기 전 3루타-볼넷으로 양 팀 타자 통틀어 유일하게 전 타석 출루에 성공한 선수였다.
3일 만에 재개된 1차전과 1차전 종료 후 1시간 뒤 시작된 2차전에서도 김선빈은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이번 시리즈 타율 6할(5타수 3안타)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만 7경기 타율 0.421(19타수 8안타) 3타점, 출루율 0.520 장타율 0.632로 강심장을 증명했다.
2차전 종료 후 김선빈은 "타격감이 그렇게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냥 공 보고 공 치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김선빈은 1차전에서 세리머니로 화제가 됐다. 2회말 2사에서 원태인의 시속 145㎞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 가까이 공을 보냈다. 맞은 순간 김선빈은 홈런을 직감한 듯 두 손을 활짝 펴고 1루의 이현곤 코치와 하이 파이브까지 했으나, 이 타구는 좌측 담장 상단에 맞고 튕겨 나왔다. 비디오 판독 결과도 3루타.
이 장면은 SNS, 커뮤니티 등지에서 짧은 영상으로 제작돼 화제가 됐고, 김선빈 주변에서도 즉각적으로 반응이 왔다. 이에 김선빈은 "선수들이 많이 웃었다. (최)형우 형도 놀리고 모두가 놀린다. 주위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다"고 민망해하며 "아마 (영상이) 평생 남을 것 같다. 그래도 우승하면 추억으로 남는다. 그걸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 같아 기분은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난 홈런 타자가 아니지만, 홈런 타자들이 홈런 칠 때 손에 감각이 없다고 하는데 내가 쳤을 때 딱 그랬다. 넘어갔다 싶어 (세레머니를) 한 건데 안 넘어가서 민망했다. 그걸로 분위기 띄운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오히려 자신의 홈런 착각 세리머니로 선수들의 긴장감을 푼 데 만족했다. 김선빈은 이 세리머니 이후에도 안타를 치고 나갈 때마다 큰 액션이 없었던 정규시즌과 달리 동작을 크게 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리려 했다.
김선빈은 "어린 선수들이 긴장한 게 보여서 고참들이 분위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세리머니도 격하게 나왔고 표현을 좀 더 많이 했다. 다행히 선수들이 2차전부터 긴장이 많이 풀린 것 같다" 만족감을 드러냈다.
뛰어난 콘택트 툴을 지닌 김선빈은 KIA 이범호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타자 중 하나다. 그 근거로 장타력이 거의 없음에도 소크라테스 브리토 대신 과감히 클린업 트리오 다음의 6번에 배치했다. 찬스 상황에서 해결해주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본 것. 21일 1차전에 앞서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2번에 배치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소크라테스는 2번 타순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또 찬스가 걸리면 김선빈 같은 선수들이 소크라테스보단 낫다"고 설명한 바 있다.
비가 오든 안 오든 한결같은 출루 능력을 보여준 김선빈은 이대로 4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하길 바란다. 그는 "최대한 빨리 끝내고 싶다. 선수들도 대구에서 끝내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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