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확보 무한도전"…자회사 상장 '붐'
"공모자금은 연구개발 등 파이프라인에 투입할 목적"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사들이 자회사의 상장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자금을 확보하고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제일약품이 최근 주요 자회사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올해 안으로 주식시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자회사를 상장하려는 이유는 재무구조를 안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회사를 통해 별도로 R&D를 진행할 경우, 개발 실패 시 모회사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기업공개(IPO)를 통해 개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R&D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별도로 조성해 개발 역량을 가속화할 수 있다.
우선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2016년 9월 미국 소렌토테라퓨틱스와 합작해 설립한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 회사다. 올해 4월 코스닥의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했고, 이달 1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7300만4309주다. 이번 IPO를 통해 공모할 주식 수는 914만482주이며 상장주선인은 한국투자증권이 맡고, 감사인은 삼일회계법인이다.
이뮨온시아는 체내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T세포와 대식세포를 표적하는 핵심 기술을 활용해 국내 최초 면역관문억제제를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 임상 단계에 진입한 2개의 파이프라인과 다양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 'IMC-001'은 NK/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 중이며, 임상 2상에서 효능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NK/T세포 림프종이란 면역세포인 NK세포와 T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의 한 종류다.
또 다른 주요 파이프라인인 'IMC-002'는 고형암 치료를 목표로 현재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다. 이전에 진행된 임상 1a상에서는 안전성이 입증됐으며, 이 결과는 올해 6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돼 업계로부터 주목받았다. 특히 해당 물질은 2021년 중국 기업 3D메디슨(3D Medicines)에 4억7050만달러(한화 약 5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됐다. 당시 이뮨온시아는 계약금으로 800만달러(한화 약 92억원)를 수령했으며, 단계별 마일스톤(기술료)은 4억6250만달러(한화 약 5320억원)에 달한다.
이뮨온시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확보할 공모자금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개발비용 확보 및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서 국내 최초의 면역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제일약품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이하 온코닉) 또한 2020년 5월 신약을 전문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달 1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비심사청구서를 승인받았다. 현재 IPO 절차에 본격 돌입했으며, 상장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온코닉의 대표적 성과는 제37호 국산 신약 '자큐보정'이다. 자큐보정은 P-CAB(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신약으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에 쓰인다. 기존에 쓰이던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계열 약보다 효과가 빠르고, 식사 여부와 상관없이 복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자큐보정은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회사는 중국, 인도, 멕시코 등 해외 제약사와 자큐보정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해, 현재까지 자큐보정이 진출한 국가는 총 21개국에 이른다. 이외에도 온코닉은 신약 후보물질로 표적항암제 '네수파립'을 개발하는 등 차세대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온코닉은 신주 155만주를 발행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6000~1만8000원이며 모집 총액은 248억~279억원이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같은 달 14일부터 15일까지 일반투자자 청약을 한다. 예상 시가총액은 1729억~1945억원이다. 온코닉이 코스닥에 상장되면, 기술특례상장 기업 중 신약 허가에 이어 해당 신약의 매출까지 확보한 상태로 상장되는 첫 사례가 된다. 온코닉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후속 파이프라인의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회사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며 주주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가 상장에 성공하면 자금 확보가 쉬워지는 만큼, 모회사의 지원 없이도 R&D 투자 여력을 높일 수 있다"며 "신약 개발을 위한 국내외 임상 진행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자회사의 신약 개발 벤처를 상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앞으로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신약 개발 부문이 아니더라도 계열사를 분리해 상장시키려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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