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게 좋다멍~"…강아지 사료 줄 때 '신기 효과' 주의해야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2024. 10. 2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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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백과]잦은 사료 교체, 편식·소화장애 유발
개는 미각보다 후각…좋아하는 종류도 파악해야

[편집자주] 반려동물이 가족으로 자리잡으면서 건강과 삶의 질을 좌우하는 사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 퍼진 잘못된 정보와 전문가마다 다른 의견 등으로 인해 신뢰할 만한 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에 해피펫은 사료 선택에 도움을 드리고자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코너를 연재합니다. 국내외 사료 산업의 역사부터 관련 법규, 제품, 기업 정보 등 사료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강아지도 한 가지 사료만 먹으면 질릴 수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보호자 A씨는 최근 반려견 '또롱이'의 먹거리 선택에 고민이 생겼다. 또롱이의 입맛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원래 잘 먹던 사료도 주면 고개를 돌리거나 먹을 둥 말 둥 하기 시작했다. 보호자는 한 가지 사료만 먹는 반려견이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어 다양한 제품을 사서 주기로 마음먹었다.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듯이, 개(강아지)의 입맛도 제각각이다. 이 때문에 반려견의 특정 사료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다르게 나타난다. 또롱이처럼 좋아하던 사료도 어느 순간 싫증을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반려견을 위해 새로운 사료 제품을 다양하게 자주 바꿔주는 것이 좋을까?

너무 잦은 사료 교체, 소화기 증상 유발 우려

24일 한국수의영양학회, 한국반려동물연구소에 따르면, 실제로 한 가지 사료만 먹는 반려견은 단조로움으로 먹던 사료에 질릴 수 있다. 그래서 반려견에게 다른 사료 샘플을 얻어다 먹이면 잘 먹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을 두고 '신기 효과(novelty effect)'라고 부른다.

신기 효과는 새롭고 낯선 것에 관심을 갖게 되지만 적응된 후에는 점차 그 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즉 바꿔준 사료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질려서 잘 안 먹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김효진 한국수의영양학회 학술이사(24시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원장)는 "반려견이 잘 먹길 바라서 너무 자주 사료를 교체해 주면 '편식쟁이'가 되기 쉽다"면서 "주기적으로 사료를 교체해 줄 순 있지만 지나치게 자주 바꾸면 소화기 증상 유발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 번에 다양한 종류의 사료, 캔, 간식 등을 차려주고 골라 먹도록 하는 것을 '카페테리아 다이어트(cafeteria diet)'라고 한다"라며 "이럴 경우 편식이 단기간 내에 아주 심해질 수 있어 이렇게 주지 않는 것을 영양학적으로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한 번에 다양한 종류의 사료, 캔, 간식 등을 차려주고 골라 먹도록 하는 '카페테리아 다이어트(cafeteria diet)'는 반려견의 편식이 단기간에 매우 심해질 수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강아지마다 선호도 달라…평소 잘 살펴봐야"

사료를 먹이면서 반려견이 먹는 즐거움과 건강까지 동시에 챙겨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개의 미각 수용체는 약 1700개로 사람의 약 9000개에 비해 훨씬 적은 수치다. 따라서 사람만큼 다양한 맛을 세밀하게 느끼지 못하고 맛에 반응하는 정도도 다르다.

개의 미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각은 100~300만 배 발달해 있다. 즉 개의 음식에 대한 관심은 세부적인 맛보다는 냄새에 더 좌우된다.

후각이 맛을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하므로 더 맛있는 사료를 찾기보다 기존 사료의 향미가 날아가지 않도록 건냉소에 밀봉해 보관하는 것도 중요하다.

냄새 외에 질감, 온도, 이전의 경험 등도 사료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특정 사료를 먹을 때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면 그 사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소화에 문제가 있거나 억지로 먹는 등 불쾌한 경험을 했다면 거부할 우려가 크다.

허지윤 오산대학교 반려동물관리과 영양학 겸임교수(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부사장)는 "강아지마다 사료의 특정 냄새, 모양, 크기, 질감 등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평소 반려견이 어떤 종류를 좋아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하는지, 바삭한 식감을 좋아하는지, 따뜻하게 줄 때 좋아하는지 등을 보는 것이다.

강아지마다 사료의 특정 냄새, 모양, 크기, 질감 등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평소 반려견이 어떤 종류를 좋아하는지 잘 살펴보면 좋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 뉴스1

"사료 교체시 성분 꼼꼼히 확인…수의사 상담도"

허지윤 교수는 사료를 자주 교체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사료를 자주 바꿀 경우 반려견의 식사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식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료마다 영양 구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더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할 기회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교체는 설사, 구토, 알레르기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 강아지가 새로운 사료에 잘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다.

허지윤 교수는 "사료를 바꿀 때는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고 약 2주에 걸쳐 점진적으로 새로운 사료를 섞어 바꿔주는 게 좋다"며 "특별한 식단 관리가 필요한 반려견은 바꾸기 전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장했다.

김효진 원장은 반려견의 먹는 즐거움을 위해 평소에 건사료와 습식을 적절히 혼용해서 주고, 교체 시에는 역시 충분한 간격을 두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강아지가 맛있는 음식을 오래오래 맛보게 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최고 강도의 음식을 주지 않는 것이 오히려 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너무 기름지고 맛있는 것을 주면 그 아래 단계의 음식은 밋밋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에는 정상 식이 위주로 주면서 간헐적으로 간식을 조금씩 노출해 주는 게 좋다. 그래야 나이가 들어 입맛이 떨어지면 조금씩 더 허용해 주면서 건강한 영양 관리를 할 수 있다.

간식을 주는 방법도 반려견의 먹는 즐거움에 영향을 미친다.

김효진 원장은 "특히 꾸준한 시간에 간식을 주면 개는 그것을 일정 시간에 먹어야 하는 밥으로 여겨 주식으로 먹어야 할 사료가 맛없게 느껴질 수 있고 간식의 특별함도 사라지게 된다"라며 "간식은 불규칙하고 반려견이 예상할 수 없을 때 주는 편이 반려견이 먹는 즐거움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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