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정당의 국감<상>] '내가 당의 얼굴' 1인 정당의 전략

조채원 2024. 10.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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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민 "서민 눈높이에서 문제점 발굴 많이"
용혜인, 재난·참사 예방과 피해자 보호 집중

<더팩트>는 비교섭단체이자 소수정당 의원들의 국감 활동에서 눈여겨 볼 질의들을 살펴봤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 현장,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국회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22대 국회에서는 조국혁신당 12명, 개혁신당·진보당 3명,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1명 등 소수정당 의원들도 '원내'에서 활발히 의정활동 중이다. 그러나 일부 인지도 높은 의원 외에는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 좋은 법안·정책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비교섭단체란 한계로 입법·예산심사 우선순위에도 밀리는 게 현실이다.

그래도 인지도, 수적 열세를 전문성·준비성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바로 '의정활동의 꽃' 국정감사다. 22대 국회 첫 국감 막바지에 접어든 때 <더팩트>는 비교섭단체이자 1인 정당인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의원들이 꼽은 주요 질의를 살펴봤다. 각 의원실 '국감 전략'은 무엇이었는지,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 등을 소개한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서민 눈높이에서 가급적 문제점 발굴 많이"

사회민주당은 지난 2월 창당한 '신생 정당'이다. 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한창민 의원뿐이다. 그는 ​지난 4·10 총선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해 비례대표 10번을 받아 당선됐다. 초선이지만 노사모 국민경선대책위원회 위원부터 정의당 부대표까지. 지역과 중앙정치 경험이 풍부한 그는 사회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22대 국회 전반기에는 정무위원회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치됐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21일 <더팩트>에 이번 국감 목표에 대해 "소수정당이다보니 과욕을 부려 해결책까지 내놓으려 하면 문제제기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떤 대안이나 정책을 마련하는 건 추후에 하더라도 실제 서민들이 살아가는 데 문제점이라 여겨질 만한 부분들을 가급적 많이 지적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 의원실이 꼽은 주요 질의는 △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SGI서울보증 감사 선임 과정 △ 심우정 검찰총장 자녀가 이용한 저소득 금융취약계층 청년을 위한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 유스' 자격요건 등이다.

사회민주당 유일한 원내인사인 한창민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다. /배정한 기자

한 의원은 지난 14일 예금보험공사 국정감사에서 김 전 행정관 감사 추천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회의 시간이 대부분 20분을 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을 지낸 김 전 행정관은 금융 경력이 전무함에도 지난 8월 SGI 서울보증의 상임감사로 임명돼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한 의원은 "3억6000만원이나 되는 연봉을 받고 고급 차에 수행비서도 나오는 중요한 자리에서 감사역할을 할 사람들을 이런 식으로 뽑아온 것"이라며 "동네 편의점 알바도 이런 식으로 안 뽑는다, 우리 청년들이 지금 이력서 수백장 갖고 직장 하나 구하려 얼마나 뛰어다니는지 아느냐"고 직격했다.

17일 서민금융진흥원 국정감사에서는 햇살론 유스 자격 요건이 비합리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본인이나 부모 자산내역을 고려하지 않고 본인 소득(연 3500만원 이하), 신용등급 등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정작 꼭 필요한 사람이 이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부모 재산 108억에 자신은 해외 주식 8300만원 어치를 보유한, 소득 없는 대학원생은 햇살론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신용등급이 낮은 1500만 원 이하 소득인 분들은 신청이 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대위변제율(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정책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준 금액 비율)이 높아지더라도 정말 필요한 사람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재난·참사 예방과 피해자 보호 집중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당내 유일한 원내인사로 당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연합 비례대표 6번을 받아 재선의원 타이틀을 달았다. 그는 21대 국회 후반기에 이어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한다. 지난 국회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존재감을 보였다.

용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재난·참사관련 활동을 많이 해온 만큼 관련 예방 조치들과 최근 빈도수가 점점 높아지는 교제 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임시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용 의원실이 꼽은 주요 질의는 △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예방행정 부재 △ 교제폭력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 대응 지적과 강력한 조치 촉구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이어 22대 국회 상반기에서도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활동한다. /배정한 기자

용 의원은 10일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올해 8월 인천 서구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 당시 169개 소방시설이 고장 나 있었고, 그 이유엔 관할 소방서가 불량 소방시설을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방시설 자체점검 후 이행계획 완료를 연기할 땐 그 요건을 상당히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고 해당 아파트의 연기사유가 법령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관할 소방서가 수리 이행계획 연기 신청을 승인해 줬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용 의원은 "이행계획 연기신청 허가율이 99%에 달한다, 사실상 제도 작동이 멈춘 것"이라며 "예방행정의 관행 자체가 뒤틀려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교제 폭력 사건 절반 이상이 상호 간 폭행으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현장 종결 처리돼 결국 목숨을 잃는 피해자들이 존재한다"며 "교제폭력 가해에 대해 경찰의 충분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해자가 추가 스토킹 범행을 계획하고 있더라도 경찰이 가해자에 대해 강력한 경고나 감시를 하지 않아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스토킹 피해자가 국가의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보복에 대한 공포로 고소를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용 의원은 "교제폭력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법적인 제재 수단 도입으로 국가가 이 범죄에 대해 끝까지 처벌할 것이라는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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