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런 곳이?' 감탄 자아내는 포천 주상절리... 낮은 접근성에 포천시 고심

임명수 2024. 10. 24.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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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경기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 폭포 앞.

멍우리 협곡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비둘기낭 폭포야 명성 때문에 억지로라도 찾아온다지만 이곳은 접근이 너무 어렵다"며 "초보운전자는 아마 찾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비둘기낭에서 트레킹(멍우리 협곡까지 약 2km, 화적연까지 약 9km)을 통해 찾는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승용차(각각 20여 분 소요)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포천시 한탄강지질공원센터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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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낭 폭포, Y자형 출렁다리 인기
화적연과 멍우리 협곡은 관광객 전무
시, 정부에 구리~포천고속도로  연장
화적연 등 두 곳 도로 확장도 신청
고속도로 연장 하세월, 확장은 안 돼
경기 포천시 비둘기낭 폭포를 찾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임명수 기자

지난 7일 오전 경기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 폭포 앞. 관광객들은 탄성과 함께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경사가 가파른 계단도 문제 될 게 없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영희(68)씨는 “색이 너무 곱고 예쁘다”고 감탄한 뒤 “모임에서 단체여행을 왔는데 다음에는 가족들과 다시 한번 와야겠다”고 말했다. 월요일 오전이었지만 폭포 현장에는 100여 명이 몰렸다.

최근에는 폭포 앞에 국내에서 가장 긴 길이 410m의 Y자형 출렁다리가 놓이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지난달 7일 개장 20여 일 만에 10만 명이 이 Y자형 출렁다리를 다녀갔다. 한탄강 수면으로부터 30m 높이에 있어 다리 위에서는 화산으로 만들어진 현무암 협곡과 기암괴석 등 한탄강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포천시 화적연 전경. 포천시 제공

신비하고 웅장한 화적연과 멍우리 협곡도 명소다. 화적연은 ‘ㄴ’자 형태의 굽은 협곡으로 가운데 13m 높이의 화강암이 우뚝 솟아 있다.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금강산 여행을 하던 중 화적연에 반해 그림(해악전산첩)으로 남겼을 정도로 풍광이 뛰어난 곳으로 포천지역 ‘영평팔경’(8대 경승지) 중 으뜸으로 꼽힌다. 멍우리 협곡은 한탄강 지류인 부소천과 한탄강이 만나는 곳으로 U자형 협곡이다. 주상절리로 이뤄진 수직 절벽과 그 틈새로 각종 식물이 자리 잡고 있다. 부소천교(보행교)에서 양방향으로 내려다볼 수 있으며, 가을이면 형형색색의 단풍이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부소천교에서 바라본 형형색색 단풍 든 멍우리 협곡. 포천시 제공

하지만 이날 화적연과 멍우리 협곡에서 목격한 관광객은 각각 2팀, 1팀에 불과했다. 멍우리 협곡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비둘기낭 폭포야 명성 때문에 억지로라도 찾아온다지만 이곳은 접근이 너무 어렵다”며 “초보운전자는 아마 찾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비둘기낭에서 트레킹(멍우리 협곡까지 약 2km, 화적연까지 약 9km)을 통해 찾는 관광객은 상대적으로 많지만 승용차(각각 20여 분 소요)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포천시 한탄강지질공원센터 측 설명이다.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도로(화적연)이거나 농로(멍우리 협곡) 등을 이용해야 하는 등 접근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신북면(신북IC)에서 끊겨 접근성은 더욱 떨어진다. 서울 강남에서 신북IC까지 50분 소요되는데, 신북IC에서 비둘기낭 폭포까지(국도 43호선) 또 40여 분이 소요된다. 만약 구리~포천 고속도로가 강원 철원군까지 연장되면 이들 관광지는 신북IC에서 1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구리~포천고속도로 연장안 조감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포천시는 관광 생활인구 확대를 통한 지역소멸 대응, 체류형 관광 육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워 지난해 정부에 고속도로 연장(사업비 1조7,000억 원)을 요청했다. 연장 노선안은 신북IC~영중면(영중IC)~일동면(성동IC)~영북면(영북IC)~강원 철원군(신철원IC)까지다. 올해는 정부에 멍우리 협곡 진입 도로 확장을 위한 국비(50억 원)도 신청했다. 하지만 구리~포천 고속도로 연장 사업에 대해서 국토부는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고 멍우리 협곡 진입 도로 확장 예산은 정부 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화적연 진입도로 확장공사는 시비로 충당하기로 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경제성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접경지역으로서 오랫동안 개발이 제한돼온 경기북부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고속도로 연장과 도로 확장은 포천시의 체류형 관광 육성은 물론 낙후된 경기북부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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