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 집’ ‘조개껍질 한옥’… 건축, 자연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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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사라져 가는 기술을 가져와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기쁩니다. 그냥 방치하면 고장 나는 천연 기술이니 앞으로 많은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83)가 22일 광주에서 '옻칠 집'을 공개했다.
이토 도요 건축사무소가 참여한 '옻칠 집'은 일본 도키 겐지 미야기대 교수와 가나다 미쓰히로 도쿄예술대 교수가 협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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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커상 日 이토의 ‘옻칠 집’
공예서 쓰이던 옻칠 기술 첫 활용… “500m 초고층보다 더 큰 노력 들어”
숨쉬는 폴리-이코한옥-에어폴리…
나무 외벽-지하 50m 튜브 ‘공기순환’… 미역 줄기로 만든 재활용 건축물도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83)가 22일 광주에서 ‘옻칠 집’을 공개했다. 광주 동구 동명동의 한 주차장에 마련된 ‘옻칠 집’은 건칠 기법을 활용해 만든 실험적인 건축물이다. 실제 모습은 집보다는 햇볕이나 비를 잠시 피해갈 수 있는 공간에 가깝다. 그러나 공예에만 사용되던 옻칠 기술을 처음으로 건축에 활용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토는 센다이 미디어테크, 토즈 오모테산도 빌딩, 이토 도요 건축박물관 등의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이재민 쉼터인 ‘모두의 집’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모두의 집’은 2012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고, 2013년에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했다.
이토 도요 건축사무소가 참여한 ‘옻칠 집’은 일본 도키 겐지 미야기대 교수와 가나다 미쓰히로 도쿄예술대 교수가 협업했다. 로마 시대에 사용되다 잊혔던 ‘콘크리트 건축’이 최근 150여 년간 활발하게 쓰이고 있는 것처럼, 중국에서 시작해 한반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진 ‘건칠’ 기술의 가능성을 실험한 것이 이번 프로젝트다.
“건칠 기술은 천 위에 옻나무 수액을 겹겹이 입혀 단단하게 만드는 것으로, 합성수지와 접착제를 사용하는 플라스틱(FRP)의 천연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은 햇볕에 노출되면 변색하고 삭는다는 단점이 있는데, 옻칠 건축물은 유지 관리를 하면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으며 천연 재료로 만들어 더 이상 쓰지 않을 때도 환경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죠.” 이토 측은 “새로운 재료를 실험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500m 초고층 건축보다 더 큰 노력이 드는 프로젝트였다”고 밝혔다.
이날 이토가 한국을 찾은 것은 그가 제5회 광주폴리 ‘순환폴리 Re:Folly’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광주폴리는 건축가들이 실험적인 건축물에 도전해 결과물을 광주 도심에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이번 광주폴리는 배형민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가 총감독을 맡아 ‘기후변화 시대 건축의 미래’를 주제로 ‘옻칠 집’을 비롯해 ‘숨 쉬는 폴리’, ‘이코한옥’, ‘에어 폴리’ 등의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숨 쉬는 폴리’는 조남호 건축가와 친환경 건축 전문가 이병호가 협업해 목재로 만든 구조물이다. 나무를 활용해 ‘숨 쉬는 외벽’을 만들고 지하에 50m 길이 튜브를 연결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공간이 되도록 조성했다. 지붕에는 태양광 패널을 달아 일반적 콘크리트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10%만으로도 적절한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인천 공장에서 만들어 광주로 가져왔을 정도로 이동이 쉬워 야외무대 대기실이나 독서, 교육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광주=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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