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역사 잘츠부르크 축제의 자긍심… “우린 스타를 만드는 곳”

김성현 문화전문기자 2024. 10. 24.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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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 함머 대표 내한
크리스티나 함머 대표. /김성현 기자

“잘츠부르크는 클래식 거장과 스타들이 몰려드는 곳일 뿐만 아니라, 스타를 만들어 내는 곳이지요.”

23일 방한한 크리스티나 함머(57·사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대표가 환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은 결코 빈말이나 과장이 아니다. 작곡가 모차르트와 지휘자 카라얀의 고향으로 유명한 잘츠부르크는 인구 15만명의 소도시. 1920년 축제 출범 당시에는 연극 한 편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유럽 최고의 클래식 음악제로 손꼽힌다. 매년 여름 45일간 연극과 클래식·오페라 등 예술 전반에 걸쳐서 15개 공연장에서 172회의 공연을 열면서 77국의 관객 25만5000여 명을 끌어들인다. 올해 1~9월 동안 한국에서도 4만명이 이 도시를 찾았다.

그가 ‘스타 탄생’의 사례로 꼽은 음악인이 흥미로웠다. 지난해 이 페스티벌의 카라얀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 지휘자 윤한결(30)이었다. 올해 축제에서 빈 방송 교향악단을 지휘한 그는 뉴욕타임스가 꼽은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의 유망주’ 5명 가운데 하나에 선정되기도 했다. 함머 대표는 “윤한결을 비롯해서 한국은 빼어난 재능의 예술가들이 많기 때문에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독일 출신 경제인인 함머 대표는 빈에서 유럽 상법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유통·자동차 업계에서 경력을 쌓다가 2022년 이 페스티벌의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빈 필하모닉의 23~26일 내한 공연 일정에 맞춰서 한국을 찾았다. 이번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빈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빈 필하모닉은 1922년부터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100여 년간 오페라와 콘서트를 열면서 ‘상주 악단’이자 ‘안방 마님’ 역할을 하고 있다. 함머 대표는 “빈 필하모닉이 오페라를 연주하는 곳은 빈 외에는 잘츠부르크뿐”이라고 말했다.

유럽 최고의 명문 음악제이지만 고민도 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친(親)러시아 음악인의 출연 여부를 놓고 거센 논란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는 “국적에 따라 차별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겠지만, 러시아 침공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거나 러시아 정부의 예술가 칭호를 앞세우는 예술가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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