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적고 단백질 풍부”… 일반인도 즐기는 ‘메디푸드’

김윤주 기자 2024. 10. 24.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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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시장 1000억 육박, 4년새 2배
그래픽=이진영

‘메디푸드(Medi-food)’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 식품 업체들은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다논,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메디푸드는 당뇨 환자나 신장 질환자, 암 환자 등을 위해 식사를 대체하거나 영양을 보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따라서 당 함량은 낮고 단백질·식이섬유는 풍부한데 이런 장점이 고령층은 물론, 건강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에게도 주목받으며 시장이 커진 것이다. 게다가 메디푸드는 의약품이 아니라서 일반인도 마트 등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래픽=이진영

◇메디푸드 뛰어드는 식품 업계

최근 국내 식품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저출산 등으로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능성을 강화한 메디푸드는 블루오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웰라이프는 원래 환자식 브랜드였던 ‘뉴케어’에 어린이를 위한 ‘마이키즈’, 운동 전후로 근육 완화를 돕는 ‘스포식스’, 알룰로오스를 넣어 당 함량을 제로(0)로 만든 ‘올프로틴’ 등 라인업을 추가해 분야를 확대했다. 회사 관계자는 “초기엔 환자 중심으로 병원·약국에서만 판매됐지만, 점점 ‘뉴케어’가 영양 섭취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일반 고령층은 물론, 젊은 층까지 찾고 있다”며 “이 제품을 소비자별 맞춤 영양식 브랜드로 넓혀가고 있다”고 했다.

오뚜기는 최근 메디푸드 스타트업 ‘잇마플’에 투자하며 신사업 협업을 하고 있다. 잇마플은 신장 질환, 당뇨, 암에 걸려 식사 조절이 필요한 이들에게 맞춤형 식단을 제공하는 메디푸드 전문 스타트업이다. 각각 염분, 당분, 요오드를 줄인 ‘맛있저염’ ‘맛있저당’ ‘맛있저요’를 정기 배송한다. 오뚜기 관계자는 “잇마플과 지식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 앞으로 메디푸드 분야 전반에 걸쳐 협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대그린푸드도 고혈압 식단 등 메디푸드 185종을 판매 중이며 단체 급식에도 제공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꾸준히 먹어야 효과가 있는 만큼 질환별 품목 수도 다양하게 출시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올해부터 메디컬푸드사업부에서 지난 2007년 대웅제약과 합작해 만든 엠디웰아이엔씨를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엠디웰아이엔씨는 환자식 ‘메디웰’을 만드는 회사다. 메디웰은 장 기능 저하 등 증상을 겪는 환자를 위한 영양식이 중심을 이뤘으나, 최근에는 고단백, 화이바(식이섬유 강화) 등 일반인 대상 제품군까지 만들고 있다. 매일유업 측은 “기존의 환자식은 물론 일반인을 위한 영양식을 강화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메디푸드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메디푸드 국내 생산 규모는 2017년 442억원에서 2021년 982억원으로 4년 새 2배 이상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0년 이후 10년 동안 전체 시장에서 특정 질환용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36%에서 21%로 낮아진 반면, 일반 환자용 제품 판매는 74%에서 79%로 늘어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반 환자용은 대부분 고단백, 고농축, 식이섬유 강화, 면역 강화 등 각종 증상의 개선을 위한 제품으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佛 다논, 1000억원 투자 계획 밝혀

메디푸드의 글로벌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메디푸드 시장은 작년 235억9000만달러에서 오는 2033년 38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평균 5.1% 성장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세계적 식품 기업인 프랑스의 다논은 올해 메디푸드 생산 라인에 7000만유로(약 1044억원)를 신규 투자한다. 다논은 생수 볼빅(Volvic)과 에비앙(Evian), 유제품 액티비아(Activia) 등을 만드는 회사다. 특히 7000만유로 가운데 6000만유로를 환자식 30종 개발에 쓸 계획이다.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그룹이 운영하는 네슬레헬스사이언스의 자회사 비타플로(Vitaflo)는 800만유로(약 119억원)를 투자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공장을 확대하기로 했다. 비타플로는 희귀성·유전성 단백질 대사 장애 환자를 위한 영양식이 대표 제품인데, 이 생산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메디푸드

환자나 소화·대사 기능이 저하된 사람을 위해 제조된 식품. 특정 질병을 앓는 환자를 위한 식품이긴 하지만 당 함유량이 낮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은 높게 설계돼 있어 최근 고령 인구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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