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곡(183)] 물레방아 '순이생각', 이춘근의 존재감 뚜렷

강일홍 2024. 10. 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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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은 통기타 포크송이 주류였던 70년대 독특한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가수다.

수록곡 전체를 물레방아의 창작곡으로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백영규와 이춘근 둘 다 싱어송라이터였다는 점에서 다른 혼성 듀엣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뒀다.

이춘근이 혼성듀엣으로 부른 노래 중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는 유익종 이춘근 버전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다.

백영규는 이춘근과 함께 불렀던 데뷔곡 '순이 생각'은 자신이 태어난 양평을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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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 퀸' 이춘근, 싱어송라이터 백영규와 혼성듀엣 결성
해바라기 시절 '어서 말을 해'는 유익종&이춘근 버전 압권

혼성듀엣 물레방아는 이춘근 백영규가 팀을 이뤄 77년 결성이춘근은 통기타 포크송이 주류였던 70년대 독특한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가수다. /유튜브 캡처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이춘근은 통기타 포크송이 주류였던 70년대 독특한 목소리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가수다. 해바라기의 유익종과 혼성듀엣으로 부른 '어서 말을 해'가 폭발하면서 대중가수로서의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사실 그는 이미 대학 때부터 백영규와 혼성듀엣 '물레방아'를 결성하며 음악적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백영규는 외대 이태리어과 재학 시절, 인천에서 서울로 통학하다가 숙명여대 체육과 여대생 이춘근을 알게 됐다.

둘다 인천이 고향이다. 인일여고 출신 이춘근은 노래와 무용부터 스포츠까지 예체능에 강해 학교 마스게임 땐 맨 앞에서 기수 역할도 했다. 물레방아는 백영규와 팀을 이뤄 77년 결성됐지만 불과 두 장의 앨범을 내고 해체됐다.

파트너 ​백영규는 싱어송라이터로, 이춘근은 '디스코 퀸'으로 유명했다. 가창력이 압도했던 이춘군이 메인 보컬을, 팀의 리더와 화음 파트는 백영규가 맡았다. 이춘근은 정겨운 한국적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파워풀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보컬을 구사했다.

'물레방아'(77년 아세아레코드)의 데뷔 앨범에는 총 10곡이 수록됐다. 수록곡 전체를 물레방아의 창작곡으로 구성하지는 않았지만, 백영규와 이춘근 둘 다 싱어송라이터였다는 점에서 다른 혼성 듀엣과는 확실한 차별점을 뒀다.

수록곡 중 가장 크게 히트한 곡은 백영규가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 '순이 생각'이다. 이춘근이 정겨우면서도 토속적인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다. 반면 백영규의 목소리에는 차분함과 함께 어딘가 모를 우울과 고독이 서려 조화를 이뤘다.

'시냇물 흘러 흘러 내 곁을 스치네/ 물가에 마주앉아 사랑을 속삭였네 우리 꿈을/ 내일이면 만날 그날이 돌아오건만 얼마나 변했을까 우리 순이야/ (중략) 새소리 물로리 내사랑 순이도 아름다운 우리고향'(물레방아 '순이생각' 가사)

​'순이 생각'(백영규 작사 작곡)이 크게 히트하면서 이 앨범은 10만 장이 넘게 팔렸다. 함께 수록된 '잊지는 말아야지' 역시 폭발했다. 이후 이춘근의 결혼으로 솔로 가수로 독립한 백영규는 자신의 솔로 앨범에 '순이 생각'을 재수록했다.

환상의 조화를 이루며 인기를 누렸던 두 사람의 듀엣활동은 안타깝게도 오래가지 못하고 갈라졌다. 백영규는 이춘근과의 결별에 대해 "팀은 형제끼리 해도 헤어진다"면서 "여러 가지 음악적 견해,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춘근이 혼성듀엣으로 부른 노래 중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는 유익종 이춘근 버전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다. 85년 해바라기 이주호가 유익종과 갈라서고, 솔로가수로 변신한 유익종이 이춘근과 함께한 노래다.

이춘근이 혼성듀엣으로 부른 노래 중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는 유익종 이춘근 버전이 가장 강렬하게 남아있다. 85년 해바라기 이주호가 유익종과 갈라서고, 솔로가수로 변신한 유익종이 이춘근과 함께한 노래다. /유튜브 캡처

백영규 역시 이춘근과 갈라선 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그의 인생곡 '슬픈 계절에 만나요'를 부르며 홀로서기에 성공한다. 백영규는 '슬픈 계절에 만나요'를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백영규는 이춘근과 함께 불렀던 데뷔곡 '순이 생각'은 자신이 태어난 양평을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라고 밝혔다. 그래서 원래는 '고향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만들었지만, 동요 같은 느낌이 들어 '순이 생각'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노래 가사에는 여러 숨은 비화가 많다.가수 조용필이 부른 '허공'은 원로 작곡가 정풍송이 작사 작곡한 노래다. 군부정권 시절 민주화를 갈망하며 쓴 가사 '너무나도 멀어진 민주'는 검열에 걸려 '너무나도 멀어진 그대'로 바뀌었다.

해바라기의 '어서 말을 해'(이주호 작사 작곡)도 유사한 사연을 갖고 있다. 가사만 보면 마음속에 품은 남자에게 늦기 전에 고백하라는 뜻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입이 있어도 말을 못했던 5공시절 사회분위기를 반영한 노래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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