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추경호 특별감찰관 추천 충돌…'원외 대표' 한계?

김수민 2024. 10.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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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특별감찰관 진행"…秋 "원내 사안"
특별감찰관 임명, 원내대표 간 합의 거쳐야
당정갈등으로 인한 여파 이어질 전망

대통령 가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사이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대통령 가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두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사이 묘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돌파구로 특별감찰관 추진 의사를 확고히 하자 추 원내대표는 "원내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빈손 면담' 이후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간 갈등으로 대표되는 여권 분열 양상 속 한 대표가 원외 당 대표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윤 대통령에게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있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 국민 공감을 받기 어렵다"며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히 요구하고 관철할 것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진 않겠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등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사람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박근혜 정부 이후 임명되지 않고 있는 특별감찰관은 감찰 대상자에게 자료 제출이나 답변을 요구할 수 있지만 강제 조사 권한은 없다.

한 대표는 지난 21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도 특별감찰관 임명을 건의했지만, 윤 대통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를 거론하며 "특별감찰관은 여야가 협의할 문제"라고 답했다. 한 대표의 이날 발언은 대통령실의 입장과 달리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라는 전제 조건과 상관없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 대표가 '김건희 여사 리스크' 돌파구로 특별감찰관 추진 의사를 확고히 하자 추 원내대표는 "원내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참석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추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주도할 권한은 자신에게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의사결정 과정이고 원내 사안"이라며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의원총회이고 의장은 원내대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의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며 "당분간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부연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3대 요구가 모두 수용되지 않자 특별감찰관이라는 새로운 카드로 김 여사 리스크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사 특검법은 대통령실 뿐 아니라 여전히 당 차원의 저항도 크기 때문에 한 대표에게도 부담이 되다 보니 그보다 낮은 수준의 특별감찰관을 제시해 용산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는 "원내 사안"이라고 일축하면서 한 대표의 뜻대로 진행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추 원내대표의 주장대로 특별감찰관의 임명은 특별관찰관법에 따라 국회가 3명의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지명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원내대표 간 합의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원외 당 대표인 한 대표보단 원내 대표인 추 원내대표가 이 사안을 리드해나갈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한 대표가 '원외인지 원내인지'가 아니라 특별감찰관은 여러 갈등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고 앞으로 곳곳에서 당정갈등과 그로 인한 당내 계파 갈등이 생겨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원내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당 대표가 이야기를 하면 원내 지도부가 따라줘야 하는 게 맞다"며 "위기감을 다르게 해석하는 데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한 대표가 원외 대표로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근본적인 당정 갈등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원내 당 대표였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u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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