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 의원 단체방에 “추경호는 특별감찰관 원천 반대하나” 압박
국민의힘 내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23일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특별감찰관에 원천 반대하냐고 따져물으며 의원총회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국민의힘 의원 108명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는 친한계 의원들이 잇따라 특별감찰관에 관한 글을 올렸다. 한동훈 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날이었다.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은 원내 사안”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 친한계 의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배현진 의원이 먼저 “추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 내 특별감찰관 도입을 혹시 원천 반대하느냐. 원내대표가 설명을 해주셔야 한다”고 적었다. 이후 박정훈·정성국·김형동 의원 등 친한계 다수 의원이 지지 글을 달았다. “특별감찰관 제도를 원래 취지대로 도입해야 한다”, “의총을 열어달라”,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에 반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으니 충분히 설명해달라”는 취지의 글이었다.
추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석열계에서는 “이런 식으로 집단행동을 하면 거부감이 생긴다”(한 재선 의원)는 반발이 나왔다.
앞서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지만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처럼 더불어민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지 않고 먼저 특별감찰관 추천 논의를 야당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추천은) 국회 의사 결정 과정이고 원내사항”이라며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는 의원총회이고 의장은 원내대표”라고 맞섰다. 특별감찰관 논의의 주도권을 두고 당내 ‘투톱’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해석됐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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