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쓰레기 늑장 수거 민원…원인은 “청소차 발판 제거”
[KBS 청주] [앵커]
최근 청주를 중심으로 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않는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쓰레기 수거차에 단 발판을 떼면서 벌어진 일인데요.
그 실태와 대책을 현장 K,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쓰레기를 수거하러 다니는 청소차.
차가 도로 요철에 덜컹하자, 뒤쪽 발판에 서 있던 60대 환경미화원이 중심을 잃고 떨어집니다.
결국, 머리를 크게 다쳐 나흘 뒤 숨졌습니다.
사고 이후, 청주시 등 주요 시·군은 사고 예방을 위해 청소차에 발판을 달거나 수거원이 매달리지 않도록 하라고 공지했습니다.
쉽게 오르내리기 위해서 청소차에 발판을 단 채 타는 건 자동차관리법과 도로교통법상 불법이라는 겁니다.
차 한 대에 하루 최대 15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거원들은 새로운 대안 없이 업무 강도만 커졌다고 말합니다.
저는 지금 쓰레기 수거 차량 조수석에 앉아 있는데요.
직접 내려서 보니 이렇게 제 허리 높이를 훌쩍 넘습니다.
수거원들은 이 높이를 수시로 오르내려야 합니다.
[오주영/청주 ○○업체 수거원 : "많이 힘들고, 무릎 같은 데도 영향이 있습니다. 수거량도 그전에 비해서, 지금 아무래도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까 절반 정도는 (못하는 것 같아요)."]
타고 내리기가 만만치 않아 웬만한 거리는 아예 걸어 다니면서 수거하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쓰레기가 제때 수거되지 않아 악취 등을 호소하는 민원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청주 ○○아파트 관계자/음성변조 : "(수거차가) 최근에 안 와요, 제때. 발판 떼기 전에는 그렇게 (기존대로)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수거가) 잘 안돼요."]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보은 지역에서 운행 중인 저상차 형태의 청소차입니다.
수거원들이 수월하게 타고 내리도록 운전석과 수거 공간 사이에 수거원들이 탈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환경부가 2018년에 개발한 한국형 청소차입니다.
[고유환/보은 ○○업체 수거원 : "한 30cm 정도 다리 한 번 들어 올릴 정도가 되니까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죠. (수거차를) 6년에 한 번씩 바꾸거든요. 그때쯤 되면 아마 다 이렇게 저상차로 도입시킬 겁니다."]
하지만 충북에는 이런 저상차 형태의 청소차가 겨우 5대뿐입니다.
[황승서/청주시 자원정책팀장 : "당장 예산을 세울 수가 없어서 올해는 적용하기 어렵고, 내년에는 인력이나 차량을 좀 개선해서 수거율이 높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충북에서 배출되는 생활 폐기물은 한 해 약 60만 톤.
1년 내내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 수거에 내몰린 수거원과 환경미화원을 위한 근로 여건 개선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영상편집:조의성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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