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24시간…돌봄 시간 늘려주면 뭐하나?

박병준 2024. 10. 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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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저출생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정부는 물론 지자체들이 앞다퉈 아이 돌봄 사업을 내놓고 있습니다.

늦은 밤이나 새벽, 주말까지도 아이를 돌봐주겠다는 건데 정작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부모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합니다.

이유가 뭔지 박병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충남에서 처음으로 24시간 어린이집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하원한 뒤에도 평일은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아이를 돌봐줍니다.

생후 6개월에서 7살까지 어린이를 한 달 최대 80시간까지 맡길 수 있습니다.

충남도는 최근 공주에도 비슷한 시설을 연 데 이어 다음 달은 보령 등, 내년까지 전 시·군에서 25곳까지 운영을 늘릴 계획입니다.

[이승렬/충남도 인구정책과장 : "맞벌이 부모들도 많고 하다 보니까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없는 경우가 불가피하게 생겨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은 결국 공공에서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보육에 나서야 되지 않겠냐…."]

앞서 정부는 저녁 8시까지 초등생을 돌봐주는 '늘봄학교' 사업을 올 하반기부터 전국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학부모 : "당연히 그게 필요한 사람들도 있죠. 근데 그거의 한계는 자녀 한 명이라고 보는 거예요. 내가 일을 하고 애를 그렇게 늦게 데려왔을 때, 둘째를 낳을 생각은 절대 안 한다는 거죠."]

전문가들은 부모들의 일하는 시간을 줄이지 않고 돌봄 시간만 늘리는 정책은 출산율 하락의 근본 원인 해결과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용현/충남연구원 연구위원 :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대증요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책 효과가 없고 체감도도 떨어지고 예산을 많이 투여한다고 해도…."]

실제로 지난 3주간 천안의 24시간 어린이집에서 새벽 돌봄을 신청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런 24시간 어린이집 25곳을 운영하는데 드는 추정 예산은 연간 40억 원, 투입 예산만큼 효과가 따를 지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박병준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박병준 기자 (lo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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