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파우치’ 박장범, ‘대통령 술친구’ 박민 제쳤다

박강수 기자 2024. 10. 2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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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비어천가' 비판을 받은 한국방송(KBS) '뉴스 9'의 박장범 앵커가 새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방송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안팎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한국방송 이사회 면접심사와 표결을 거쳐 27대 사장 최종 후보가 된 박 앵커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당일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임명이 이뤄지면 그는 한국방송 최초의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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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사장 후보 낙점…‘윤비어천가’ 공정성 논란 더 커지나
2027년까지 3년 임기…면접서도 “명품 표현은 부적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녹화를 마친 뒤 박장범 KBS 앵커에게 집무실 책상에 놓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선물인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명패를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비어천가’ 비판을 받은 한국방송(KBS) ‘뉴스 9’의 박장범 앵커가 새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방송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안팎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술친구’로 불렸던 박민 현 사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23일 한국방송 이사회 면접심사와 표결을 거쳐 27대 사장 최종 후보가 된 박 앵커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당일 9시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 이후 한국방송 뉴스는 정권에 편향된 보도와 편성으로 ‘땡윤뉴스’ ‘용산 방송’ 등 거센 비판에 휘말렸다.

지난 2월 한국방송(KBS) 1티브이(TV) 채널을 통해 방영된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방송에서 진행자인 박장범 앵커가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질의하며 ‘파우치 논란’이라고 표현한 장면. 한국방송 유튜브 갈무리

특히 박 앵커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진행자로 나서 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한테 받은 명품 가방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에서 만든 조그마한 백”이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았다. 당시 질문 내용도 ‘대통령 심기 경호’라는 논란까지 나오며 박 앵커의 하차를 요구하는 시청자 청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한국방송은 “질문은 박 앵커가 선정했으며, 하차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면접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박 앵커는 “‘왜 명품 표현을 안 썼냐’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언론에서 구분하는 품목은 생필품, 사치품이지 ‘명품’은 들어 있지 않다”며 “명품 표현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박 앵커는 자신을 발탁한 박 사장의 연임을 가로막게 됐다. 애초 사장 공모 단계부터 ‘깜짝 지원’이라는 평가를 받던 박 앵커는 “박민 사장에 대한 불만보다는 제가 해야 될 일이 있다고 생각해서 (사장에) 지원했다”며 “수신료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을 묻는 말에는 “아이피티브이(IPTV)나 케이블을 통해 텔레비전 수상기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이 이상은 영업기밀이라 말하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 조합원들이 23일 한국방송 본관 내에서 ‘사장 선임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방송본부 제공

이날 이사회 표결은 총 11명의 이사 가운데 여권 성향 다수 이사 7명만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박 앵커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겨 결선투표 없이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 임명이 이뤄지면 그는 한국방송 최초의 9시 뉴스 앵커 출신 사장이 된다. 새 사장 임기는 오는 12월10일부터 2027년까지 3년이다.

한편, 야권 성향 소수 이사 4명은 면접만 참여한 뒤 표결 전 퇴장했다. 소수 이사들은 성명을 내어 “이진숙·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2인 체제’가 위법적으로 임명한 이사들에 의해 위법이 거듭됐다”며 사장 선임 절차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만간 이번 임명 제청에 대한 효력정지를 법원에 신청할 예정이다.

이날 하루짜리 총파업을 벌인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역시 “박장범 사장 후보자 임명 제청이라는 결과는 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선명하게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공영방송 이사들은 스스로 정권의 하수인임을 자인했다”고 반발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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