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같던 '돌봄 약속'…기다림에 지친 가족들

김지욱 기자 2024. 10. 23. 2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앵커> 우리나라에는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이 4천800명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는 가족들은 돌봄을 위해 생업을 관둬야 할 정도라고 말하는데요.

[서점근/최중증 발달장애인 아버지 : 이 등을 자꾸 뜯어버려 손으로. 유리가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이걸 세 번짼가 네 번짼가 제가 달았는데.] 서 씨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도 젊었습니다.

최중증 발달장애라도 돌볼 수 있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는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이 4천800명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는 가족들은 돌봄을 위해 생업을 관둬야 할 정도라고 말하는데요. 정부가 이들을 위한 공공 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열악한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김지욱, 이현정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동희야 밥 먹었어?]

37살 서동희 씨는 자폐성 발달장애인입니다.

건장한 체격의 그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은 70대 아버지뿐입니다.

부자는 하루 한 번, 재활센터를 찾습니다.

서 씨는 수시로 물건을 던지거나 부수고, 자해도 하는 '도전적 성향'이라 일반적 돌봄 시설에는 갈 수 없습니다.

연로한 부모 사정에 10년 전엔 정신병원에 입원도 해봤지만, 건강 악화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생업을 관두고, 그를 돌보는 일만 하고 있습니다.

[서점근/최중증 발달장애인 아버지 : 이 등을 자꾸 뜯어버려 손으로. 유리가 있으면 위험하잖아요. 이걸 세 번짼가 네 번짼가 제가 달았는데….]

서 씨가 어렸을 때는 아버지도 젊었습니다.

최중증 발달장애라도 돌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힘겹습니다.

[서점근/최중증 발대장애인 아버지 : 내가 혼자서 화장실을 못 간다니까요. 손을 붙들고 있으면서 내가 볼일을 봐야 해요. 항상 불안하게 긴장해 있어야 하니까.]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단비 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지난 6월, 서 씨도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돌봄 서비스를 받으러 오란 소식이 넉 달째 없습니다.

복지부가 민간에 운영을 맡겼지만, 주거 공간과 야간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하면서 서비스 시작이 늦어지는 겁니다.

[조민제/운영 위탁 민간업체 사무처장 : (활동지원사 8명 뽑는데) 응시한 분은 지금 없습니다. (월급이) 세전으로 한 260만 원 정도. 다칠 수도 있고 위험할 수 있잖아요. 처우라고 하기에는 너무 형편없는 거죠.]

복지부가 선정한 대상자는 340명.

이들 중 87%인 296명은 서 씨 부자처럼 마냥 대기 중입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돌봄 시설이나 인력이 제대로 준비되기도 전에, 복지부가 대상자부터 불쑥 발표한 셈입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각 지역에 따라 돌봄을 위한 인프라의 준비 상황이 달라서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서비스 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점근/최중증 발달장애인 아버지 : 이거 내가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겠나. 하루라도 속히 좀 이렇게 잘 진행이 돼서 꿈에도 소원이죠, 예, 소원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유미라, 자료제공: 민주당 강선우 의원실)

김지욱 기자 wook@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