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이어 용산경찰서도 ‘나쁜 손’…압수한 범죄자금 몰래 챙긴 경찰 구속 송치

전지현 기자 2024. 10. 2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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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대 금품, 종이 뭉치로 바꿔
국수본, 증거물 관리 전수조사

범죄 수사에서 압수한 억대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로 적발된 경찰관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체포된 형사과 소속 A경사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A경사는 자신이 담당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으로부터 압수한 1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몰래 챙겼다가 적발돼 지난 16일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지난 18일 A경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증거인멸 및 도주의 염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9일 영장을 발부했다.

A경사는 최근 압수물에 손을 댄 서울 강남경찰서 경찰관이 적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겁을 먹고 빼돌렸던 현금을 채워넣는 과정에서 덜미를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A경사는 압수물 보관함에 종이 뭉치를 넣어두는 방법으로 범행을 감추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남서에서도 B경사가 여러 차례에 걸쳐 현금 등 3억원 상당의 압수물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나 적발됐다. B경사는 수사과에서 압수물 관리 업무를 담당할 당시 불법도박 등의 사건에서 압수한 현금 등 금품을 수차례에 걸쳐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범죄예방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물 현황을 점검하다 금액이 맞지 않는 점을 수상하게 여겨 추적한 끝에 지난 14일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B경사를 긴급 체포했다.

B경사는 지난 17일 구속됐다. 지난 5월에는 전남 완도경찰서 소속 C경위가 도박장에서 압수한 현금 3400만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돼 파면됐다.

일선 경찰서에서 압수물 횡령 사건이 잇따르자 경찰청은 압수물 관리 실태 점검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8일부터 전국 경찰서를 대상으로 증거물 관리 현황에 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청은 압수된 현금을 중심으로 관리 실태를 조사해 증거물 관리 절차를 개선할 계획이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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