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 중 4곳, 이자도 못 벌었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최대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이자 갚기도 버거울 정도로 성장성과 수익성 지표에서 모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과 고금리 여파가 이중으로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3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3만5597개)의 이자보상비율은 191.1%를 기록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최저치로, 2022년(348.6%)의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로, 기업의 수익성을 측정하는 한 지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지난해 42.3%로,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영업활동으로 이자도 상환하지 못하는 기업이 10곳 중 4곳이나 된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도 2022년 34.2%에서 지난해 30.5%로 하락했다.
강영관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자보상비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주요 대기업이나 주요 업종에서 수익성 지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대비 세전순이익 모두 1년 전보다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2년 4.5%에서 지난해 3.5%로,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4.6%에서 3.8%로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전자·영상·통신장비 등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가팔랐다. 대·중소기업 등 규모를 가리지 않고 모두 내려갔다.
성장성을 보여주는 매출액 증가율도 2022년 15.1%에서 지난해 -1.5%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2010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안정성 지표는 엇갈렸다. 부채비율은 2022년 122.3%에서 120.8%로 낮아졌지만, 차입금의존도는 31.3%에서 31.4%로 소폭 늘었다.
한은은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영 상황이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반도체 경기가 나아지고,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강 팀장은 “올해 2분기까지는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좋아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잘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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