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ESG센터, 유엔도 엄지척 “개도국에 전파하고파”

김진룡 기자 2024. 10. 23.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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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센터와 노인일자리 <상> 새 일자리모델 글로벌 확산

- 고용창출하고 환경도 보호
- 내달 열리는 유엔플라스틱협약
- 관련 전시·홍보부스 마련해 알려

- 해운대·영도·중구 곧 센터 개소

노인 일자리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우리동네 ESG 센터’가 국제신문의 기획시리즈로 전국적 관심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로 진출한다.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2024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를 앞두고 유엔 관계자가 개발도상국 등에 적용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는 등 큰 관심을 보인다.

부산 동구에 있는 우리동네 ESG 센터 2호점에서 어르신들이 업사이클링 조끼를 제작하는 모습.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 제공


24일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개발원)와 부산시에 따르면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2024 유엔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행사에서 우리동네 ESG 센터 관련 전시와 홍보 부스가 마련된다. 앞서 최근 유엔 관계자 등이 부산 동구에 위치한 센터 2호점을 방문했고, 개발도상국 등에 전파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개발원은 부산시와 함께 부산에서 시작한 우리동네 ESG 센터 사업이 큰 성과를 거둬 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는 만 60세 이상 노인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새로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못쓰게 된 제품을 그대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 달리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

부산에는 현재 2곳의 센터가 조성돼 있다. 2022년 12월 금정구에 문을 연 센터 1호점에서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폐플라스틱 병뚜껑 등을 수거해 세척하고 종류나 색상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선별된 플라스틱은 사회적기업 ‘코끼리 공장’으로 옮겨져 작은 조각으로 만드는 원료화 작업 등을 거쳐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 업체로 넘겨진다. 센터 1호점은 지난해 210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고, 올해는 35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센터 1호점이 폐플라스틱의 수거부터 원료화까지 과정에 중점을 둔다면 지난해 9월 동구에 보건복지부 고령자친화기업인증을 받아 문을 연 센터 2호점의 주된 역할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조립되지 않은 상태의 업사이클링 제품 등을 받아 노인이 장갑 안전조끼 가방 조명 등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까지 한다. 센터 2호점은 지난해 270명의 노인을 채용했고, 올해는 250명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센터에는 업사이클링 제품 제조 공간 외에도 학생이 탄소중립 등 환경 보호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 중 일정 과정을 수료한 이들이 학생 교육을 맡는다. 체험장의 인기가 높아져 현재 노인이 직접 학교로 가 교육을 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세대 간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센터에서 교육 활동을 맡고 있는 퇴직 교사 모건상(67) 씨는 “교단을 내려온 퇴직 교사 중심으로 미리 교육을 받고 센터를 방문하는 어린이와 학생에게 폐플라스틱 분리수거 방법부터 재활용돼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가르친다”면서 “올해 여름이 얼마나 더웠나를 반추해 보면 자라나는 세대에게 환경 교육을 꼭 시켜야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른다. 내년에는 학교도 직접 방문해 환경 교육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개발원과 시는 민선 8기 동안 구·군별로 1곳씩 총 16호점을 설치할 계획이다. 우선 다음 달 해운대구에 센터 3호점이 개소한다. 또 연내 영도구와 중구에 각각 센터 4·5호점도 잇따라 문을 연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구·군별 확산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고 센터의 전국화를 넘어 글로벌화도 추진한다.

앞서 개발원과 시는 지난 5월 618명의 노인으로 구성된 우리동네 ESG 자원순환단(공익형 일자리)도 만들었다. 이들은 시내 곳곳을 방문해 폐플라스틱 등을 수거하고 선별·분류하는 임무를 맡는다. 선별 과정에서 오염 물질이 있는 플라스틱은 제외하고 필름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 작업에도 참여한다. 이들의 활동을 통해 모인 폐플라스틱은 수거전담기관이 이송해 센터로 간 뒤 업사이클링 제품의 마중물이 된다. 개발원과 시는 부산교통공사와 협업해 부산도시철도 전 역사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을 수거하는 데도 합의했다. 개발원은 “센터와 자원순환단을 통해 노인 일자리 인식 개선과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해서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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