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또 `한전 적자` 희생양 된 수출대기업

송신용 2024. 10. 2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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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년 만에 또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5.2% 각각 인상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주택용과 일반용 등을 제외한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4.9% 인상한 바 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 대기업들은 조 단위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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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10.2%·중기 5.2% ↑
조단위 전기요금 추가로 부담
정부 자초 적자, 기업에 떠넘겨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 덮친격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년 만에 또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렸다. 정부가 자초한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를 또 민간기업에게 떠넘긴 셈이다.

이번 인상으로 기업들이 향후 1년 간 추가로 떠안게 되는 전기요금은 수조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가뜩이나 중국의 저가공세와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로 고전 중인 수출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대용량 고객 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10.2%, 중소기업이 주로 쓰는 산업용(갑) 전기요금은 5.2% 각각 인상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인상된 가격은 24일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지난해 11월에도 주택용과 일반용 등을 제외한 산업용 전기요금만 평균 4.9% 인상한 바 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브리핑에서 "상대적으로 부담 여력이 많다고 판단한 수출 대기업이 고통을 분담했으면 좋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산업용 중심으로 올렸다"며 "금년 들어 수출이 계속 좋았던 상황이고, 전반적 산업생산지수도 제조업 부문이 우수해 부담 여력 있는 데서 부담하는 게 전체 국가 경제 차원에서 좋지 않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수출 대기업들은 조 단위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판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20대 법인이 사용한 전력은 8만50009GWh로 집계됐다. 이들 20대 법인이 납부한 전기요금은 12조4430억원이었다.

여기에 인상분을 적용하면 향후 이들 기업이 연간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1조2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계는 "산업 경쟁력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한전의 부채 부담 완화, 서민 경제의 어려움 등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도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반도체는 물론 정유·화학과 철강 등 주요 수출 대기업들은 당장 적잖은 비용 부담을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올 하반기에만 1000억원 이상의 전기요금 부담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철강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이 kwh당 1원만 올라도 연간 약 100억~200억원의 원가 부담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와 레미콘 등 기초건자재 업계 역시 전기요금이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가량인 만큼, 건설업 침체에 원가 부담까지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논평에서 "향후 전기요금 조정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후속 대책도 마련되길 바란다"며 "에너지 수급 안정의 국가 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해 국회에서도 국가전력망확충법안, 해상풍력발전법안, 방폐장특별법안 등이 조속히 처리되도록 노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신용·김수연·박한나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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