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장수 건강식품 `대추`

2024. 10. 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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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복 장수한의원 원장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떼를 지어 나는 고추잠자리,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낙엽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추워지면서 따뜻한 양(陽)의 기운이 약해지고, 생명체가 몸 안의 진액(津液)을 보존하기 위해 바깥쪽의 진액을 거둬들여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내년 봄을 기약하는 준비 단계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로 가을이 되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氣)의 흐름을 주관하는 양의 기능이 약해지면서 몸 구석구석까지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해 진액 공급이 부족, 몸이 시리고 피부가 건조하며 가렵고 입술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래서 몸의 진액을 보하기 위해 보약을 찾는 사람들이 가을에 많아진다. 이러한 보약 처방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게 생강 3쪽 대추 2알이다. 흔히 대추의 작황이 좋으면 풍년이 든다고 한다. 올해는 잦은 비와 무더위로 대추 수확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마침 가을 날씨가 쾌청해서 대추 농사에 약간의 도움이 될 것 같다.

잘 건조시킨 대추는 한방에선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생약 중의 하나이다. 감기 시초에는 갈근탕에 생강과 대추가 들어가고, 불면증이나 신경과민 여성들의 히스테리와 갱년기 장애에도 많이 다용한다. 신경을 진정시키는 식품으로는 으뜸이다. 중국에서는 죽이나 수프 등의 요리, 심지어는 과자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는 팔방미인 격인 식품이다.

대추에는 양질의 단백질, 지질, 칼슘, 비타민 C가 풍부하여 각종의 약효를 나타낸다. 자양 강장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위장이나 간장 등 내장의 기능을 높여준다. 게다가 근육의 긴장을 제거 해주는 작용이 있어 신경통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대추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단맛은 한약의 약성을 부드럽게 해주며 맛을 교정하는 작용이 있다.

한약에는 여러 종류의 생약이 들어가 있어 위에 부담을 줄 경우가 있다. 대추는 바로 이러한 부작용을 막아 주며 한약 특유의 쓴맛을 부드럽게 순화시켜 준다. 대추는 성질이 달고 따뜻해 약이나 식품에 널리 쓰인다. 적당량의 당류와 아미노산, 풍부한 비타민 A· B ·C와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다. 유익한 식이성 섬유도 많이 들어 있다.

한방에서 대추를 대조(大棗)라 부르는데, 주로 소화 기능이 떨어져 피곤을 많이 느끼고 식욕이 줄며 장이 차가워져 변을 묽게 보는 증상에 적합하다.

조선 고종 때 혜암(惠庵) 황도연(黃道淵) 선생이 지은 '방약합편'(方藥合編)에도 '대추의 맛은 달다. 백약을 조화시키고 기운을 돋구워 주며 비위를 튼튼하게 한다. 그러나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차면 먹지 말아야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약리 실험에 따르면 대추 추출물은 근육의 힘을 증가시키고 간장 보호 작용이 있다. 이와 함께 항알레르기 작용이 확인되고 항종양 성분이 발견되기도 했다. 피를 보호하는 작용이 있어 신체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안색이 어둡거나 피부와 입술이 건조해질 때, 어지럼증이 나타날 때도 좋다.

실제 임상에서는 만성 위축성 위염이나 궤양, 재생 불량성 빈혈에도 부분적으로 효과가 있었다. 감초와 마찬가지로 한약에 대추가 들어가는 처방이 많은데, 이는 대추가 약의 성질을 조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삼계탕, 영양돌솥밥 같은 음식과 전통 과자에 대추를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맛도 좋을 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다. 죽이나 수프에 대추를 넣으면 보양 효과가 있다. 대추차는 신경이 예민한 수험생이나 직장인의 안정제로서도 효험이 있으며, 몸이 찬 여성들의 음료로도 적합하다.

오슬오슬한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대추에다 약간의 생강과 깨끗한 귤껍질을 넣고 달인 차를 마신 뒤 푹 한 잠 자고 나면 다음 날 아침 가볍게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추는 단맛이 강한 편이라 당뇨 환자의 경우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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