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獨은 주택용 전기료가 2배 기업요금 낮춰 수출산업 지원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2024. 10. 23. 17: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기요금 인상을 잇달아 산업용에 국한하면서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가정용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산업계를 지원하는 주요국의 흐름과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교수는 "송배전망 비용과 전압 차이, 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로 개편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어느 정도의 원가를 반영하는 원료비 연동제로 하루빨리 변경해 지금처럼 전기료 인상을 임의적으로 결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요국 전기료 비교해보니
한전 올해 상반기 적자 41조
방만경영 방치, 요금만 올려
원료비 연동제 도입 결단해야

◆ 대기업 전기료 폭탄 ◆

전기요금 인상을 잇달아 산업용에 국한하면서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가정용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산업계를 지원하는 주요국의 흐름과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정용 전기요금을 낮게 유지함으로써 과도한 에너지 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단 한 차례도 전기요금에 손대지 않았던 문재인 정권을 향해 '선거 표심을 의식했다'고 비판해 온 윤석열 정부도 할 말이 없게 됐다.

23일 한국전력공사(한전)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7개국 중 한국의 가정용 전기료는 1메가와트시(MWh)당 130.4달러로 35위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전기료가 저렴한 국가는 터키(72.6달러)와 헝가리(120.9달러)뿐이었다. 1위 덴마크(518.3달러), 2위 영국(452.3달러)과 비교하면 4배 안팎의 차이가 난다. 일본(263.2달러), 미국(159.8달러) 등 주요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가정용 전기료는 턱없이 낮다.

산업용 전기료도 다른 OECD 국가들 대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의 산업용 전기료는 1MWh당 122.1달러로 26위였다. 영국(321.4달러), 독일(220.1달러), 일본(177.9달러)보다 저렴하지만 자국의 반도체, 철강 등 에너지 집약적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미국(80.5달러)보다 비싸다.

정부의 계속된 전기요금 '헛발질'로 한전도 코너에 몰렸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상반기 기준 한전의 누적 적자가 41조원인데, 산업용 전기료를 올려봐야 적자가 1조5000억원 줄어드는 수준으로 효과는 미미하다"며 "이번 요금 인상은 발이 동상에 걸려 아예 걷지 못할 정도가 되지 않을 수준의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한전의 전반적인 부채 해결, 송전망 건설, 인프라 투자 비용을 충당하기엔 부족한 실정"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한전의 부채는 2021년 132조475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02조8905억원까지 급증했다. 부채 비율은 2021년 223.2%에서 올해 상반기 말 530.3%까지 치솟았다.

한전이 자구책을 내놨지만 전기요금의 구조적 개편 없이는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원가를 반영한 '원료비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가정용 전기료 역시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송배전망 비용과 전압 차이, 원가를 반영한 전기요금 체계로 개편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어느 정도의 원가를 반영하는 원료비 연동제로 하루빨리 변경해 지금처럼 전기료 인상을 임의적으로 결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한전이 적자를 줄여 가면서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선 가정용 전기료를 1킬로와트시(kWh)당 20~30원 정도 올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재정 투입 없이 요금으로만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에선 가정용 전기료를 상당 수준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다. 유 교수는 "가정용 전기료를 최대 30원 인상하면 한전이 적어도 5, 6년 이상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한전 주가는 전일 대비 0.69% 오른 2만1950원에 마감했다. 산업용 전기료 인상 소식에 장중 한때 6%대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소폭 상승에 그쳤다.

[신유경 기자 / 유준호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