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 여사 문제, 돌 맞으며 갈 수 있는 상황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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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만남 이후 여권 내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의원 30명을 설득했는데 앞으로 여론이 악화되면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에서 세 번째 재표결을 하게 되면 여권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업보'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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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만남 이후 여권 내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싸고 친윤(친 윤석열)계와 친한(친 한동훈)계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헤어질 결심이나 한 듯 서로 제갈 길로 가는 모습도 볼썽사납다. 윤 대통령이 회동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불러 만찬을 한 것이나 한 대표가 바로 다음 날 친한계 인사들과 '번개 만찬'을 한 것도 보기에 좋지 않다. 이 정도면 '한 지붕 두 가족'이라고 해도 딱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정리하면 가관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의원 30명을 설득했는데 앞으로 여론이 악화되면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에서 세 번째 재표결을 하게 되면 여권 이탈표가 8표 이상 나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우리 당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부산 범어사에서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 하지 않고 일하겠다"면서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했다. 한 대표가 전날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제시한 3대 요구조건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업보'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는 말도 결코 국민들 앞에 할 말이 아니다. 국정 의지는 알겠지만 자칫 국민 여론이나 정서와 무관하게 '마이웨이' 하겠다는 의미로 들릴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참패한 직후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 어떠한 비판에도 변명해선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래 놓고 이제 와서 국민들의 요구를 돌멩이 취급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김 여사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매듭짓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정권이 위험한데 돌을 맞고도 직진하며 '업보 타령'이나 할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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