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네카오 실적, 인공지능이 갈랐다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10.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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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30%↑·카카오 10%↓
3분기 영업익 전망 엇갈려
네이버, AI로 광고·검색 강화
개인 맞춤 콘텐츠로 최대실적
AI 사업 속도 못 낸 카카오
게임·웹툰 부진 만회 실패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3분기 실적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사업화 여부가 두 회사의 희비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한국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탑재한 자체 생성형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무기로 광고와 검색 등 주요 사업 부문 고도화에 성공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사상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AI 부문에서 열세인 카카오는 특별한 성장 모멘텀을 발굴하지 못한 상황에서 콘텐츠 사업 부진 등에 발목을 잡히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조6620억원, 영업이익은 493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8.9%, 29.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이 맞으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기존 분기 기준 최대치인 지난 2분기(매출 2조6105억원, 영업이익 4727억원) 실적을 또다시 갈아치우게 된다.

반면 카카오의 3분기 전망은 어둡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3분기 매출은 2조3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하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68억원으로 9.6%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네이버의 실적 호조는 광고를 비롯한 서비스 전반에 AI를 적용해 이용자 경험을 개선한 것이 서비스 전반의 효율을 끌어올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국어에 강점을 가진 하이퍼클로바X를 별도의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용 상품으로 선보이는 대신 기존 핵심 사업에 결합하는 전략으로 수익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광고에서는 개인화된 콘텐츠 제공, 타기팅 고도화로 전환율이 높아지며 검색광고(SA), 디스플레이광고(DA)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네이버의 광고 부문인 서치플랫폼 매출은 생성형 AI를 적용한 개인화 콘텐츠 추천 서비스 '홈피드'에서의 콘텐츠 클릭 수와 탐색 이용자 수 증가로 전년 대비 9.6% 늘어난 9849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B2C 시장과 별도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겨냥해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판매를 늘려가는 것도 주목된다.

반면 카카오는 콘텐츠 사업의 부진이 뼈아프게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기존 사업 부문의 성장성이 꺾인 상황에서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동할 수 있는 AI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 것이 또 다른 악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게임과 웹툰, 미디어 등 관련 사업부가 전반적으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관련 매출액이 전년보다 7% 줄어든 1조5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여기에 티몬·위메프 사태 관련 손실액인 300억원과 카카오모빌리티에 부과된 과징금 700억원이 영업 외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순이익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기존 사업의 부진 속에서 카카오 역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AI 사업 육성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22일 시작된 이프카카오에서 카카오는 새로운 대화형 AI 서비스 '카나나'와 동명의 자체 AI 모델 10종을 공개했다. 대화의 맥락을 파악해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는 초개인화 AI 애플리케이션(앱) 카나나는 이르면 내년 초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AI 모델 중 한국어 특화 언어 모델인 카나나 에센스는 비슷한 사이즈의 글로벌 대표 모델 대비 비슷하거나 높은 성능을 보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새롭게 공개된 카카오의 AI 전략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카나나 공개 후 KB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5만8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8.6% 낮췄다. 신규 서비스 카나나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과 수익 창출 방법 등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이유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공개한 AI 서비스는 참신함이 부족했다"며 "실제 성장을 이끌 만한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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