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는 KIA 편이었다…삼성의 KBO 다승왕 ‘강제 강판’ 사태, 박진만 분노 ‘이해되네’[MD광주 KS]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광주의 가을비는 KIA 타이거즈 편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21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찬스서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처리되자 다소 강한 어조로 “시작을 안 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비가 오면 안 하는 게 맞다”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으로선 억울할 만했다. 경기가 다음 날로 밀리면서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사실상 강제로 교체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실 21일 1차전은 누가 봐도 무리한 강행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비가 너무 많이 내렸기 때문이다.
물론 삼성으로선 원태인을 22일, 아니 23일 재개된 경기서도 마운드에 올려도 된다. 그러나 현대야구에서 66개의 공을 던진 선발투수를 이틀 연속 올리는 일은 없다. 실제 박진만 감독은 이틀만에 재개된 한국시리즈 1차전서 6회말에 원태인을 빼고 좌완 이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KIA 타선은 6회까지 고전했다. 그리고 7회에 이승현, 임창민, 김윤수를 상대로 4점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은 끝에 1차전을 잡았다. 삼성으로선 결과론이지만, 그날 1차전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면, 1차전 자체를 이날 치렀다면 66구를 소화한 원태인을 6~7회에 충분히 마운드에 올릴 수 있었다. 그랬다면 KIA가 7회말에 4득점을 할 수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결과적으로 KIA는 이틀간 차분하게 반격할 방법을 생각할 시간이 있었다. 이범호 감독은 23일 1차전 재개를 앞두고 마운드 운영을 두고 22일에 내린 결론에서 마음을 바꿨다고 털어놨다. 무사 1,2루서 흔들리던 장현식을 빼고 메인 셋업맨 전상현을 투입한 선택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연이틀 광주를 몰아친 가을비가 결과적으로 KIA에 도움이 됐다. 이범호 감독의 말대로 KIA는 이틀만에 1차전을 다시 치르는 기분으로 임했고, 1차전 후반에 타격감을 완전히 올렸다. 반면 삼성은 에이스를 앞세워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으나 물거품이 됐다. 삼성 입장에서 가을비 얘기를 하면 핑계지만, 삼성의 입장이 이해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1차전을 KIA가 잡으면서, 결과적으로 이범호 감독의 의도대로 한국시리즈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박진만 감독은 원태인 카드를 쓰고도 패배하며 2차전 이후 승부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됐다. 삼성은 KIA보다 마운드 물량이 좋은 편이 아니다. 원태인을 내세운 경기를 무조건 잡아야 했으나 치명적인 패배를 안았다. 당장 2차전 선발투수는 양현종과 황동재로 예상된다. 누가 봐도 KIA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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