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尹이 부정적 입장 보인 특별감찰관 추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3/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면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대통령 배우자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동안 여권은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민주당이 추천해야 특별감찰관을 추천할 수 있다며 두 사안을 연계해왔다. 한 대표는 이 연계를 끊고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감찰관부터 추진하겠다는 것. 한 대표는 또 “11월 1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전까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며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문제 관련 3대 요구사항의 데드라인도 처음 제시했다. 김 여사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극명한 인식차를 드러낸 면담 이후 한 대표가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여야가 합의해 특별감찰관을 추천하면 임명할 것”이라면서도 “여당에서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를 연계했다고 했기 때문에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했다.

한 대표는 23일 당 확대당직자회의에서 “21일 윤 대통령과 면담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실질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면담 때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청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우리는 더불어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결국 관철시킬 것이다. 그러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그 이후로 미루지 않겠다”며 “이건 민주당과의 약속 문제가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조건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들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앞서 면담에서 한 대표 요청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먼저”라고 반응한 것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 대표는 “지금 우리가 변화하고 쇄신하지 못하면 민주당 정권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불사하고 강경하게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 1심 선고일을 김 여사 문제 해결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데 대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저렇게 계속 과격하게 가서야 되겠느냐”며 “국감 때까진 발언을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한 대표와 대척점에 서서 강하게 비판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을 비공개 면담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