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깎아줄게"… 강남 땅은 할인중

위지혜 기자(wee.jihae@mk.co.kr) 2024. 10. 2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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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역 3번 출구 앞에 위치한 900평대(2976㎡) 토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일대 면적 2976㎡의 토지가 공매로 나와 지난 7일에 이어 21일 다시 유찰됐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카이스트 도곡캠퍼스 맞은편에 위치한 1716.2㎡ 규모의 토지가 3회 유찰되며 최저입찰가만 195억1690만원이 떨어졌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 면적 1557㎡ 토지도 공매에 나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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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역 알짜 토지 두번 유찰
가격 대폭 낮춰 내달 재입찰
교대역·강남역 땅도 매물로
금리 인하 카드 힘 못쓰고
높은 공사비 여전히 부담
PF 정상화까지 갈길 멀어
공매로 나온 신사역 3번 출구 앞 용지. 한주형 기자

신사역 3번 출구 앞에 위치한 900평대(2976㎡) 토지. 잡초만 무성한 이 땅은 겉보기에 '알짜 용지'지만 시공사와 투자자들에게는 '애물단지'다. 시공사는 건설을 포기했고, 토지는 공개매각(공매)으로 나왔지만 2회 연속 유찰되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이 계속되며 강남 개발사업마저 불황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일대 면적 2976㎡의 토지가 공매로 나와 지난 7일에 이어 21일 다시 유찰됐다. 해당 토지는 다음달 4일 최초 최저입찰가보다 305억원 낮춘 가격으로 재입찰될 예정이다. 강남구 신사역 3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고, 개포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수서역세권 복합개발 등 여러 호재를 뒀음에도 좀처럼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곳은 부동산이 급등하던 2020년 12월 중견 디벨로퍼 리드건설이 '신사역역세권복합개발PFV 주식회사'를 통해 구입한 용지다. 용지에는 지하 9층~지상 14층의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었다. 지난해 4월 강남구청으로부터 조건부 심의 의결까지 받으며 착공 준비가 순조롭게 되어 가는 듯했다.

그러나 발목을 잡은 건 금리였다. 토지 매입 후 고금리와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건축비 조달을 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토지 매입과 초기 운영비를 위해 조달했던 브리지론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며 이자 부담도 커졌다.

인건비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급등한 시공비도 원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조사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00에서 올해 7월 129.96으로 4년여간 30% 증가했다. 강남 상권의 경기 악화로 분양의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 이 같은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따랐다.

시장에 나온 이 용지는 '알짜 용지'란 세간의 평가에도 매각이 어려웠다. 타 신사역 인근 용지와 달리 일반상업지역과 3종 일반주거지역이 섞여 용적률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하 9층'이라는 파격 설계도도 시공사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부동산 신탁 업계 관계자는 "이자를 못 내거나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공매를 하고 있는 건설사들은 무수히 많다"며 업계 분위기를 설명했다.

올해 기준으로 서울의 토지 경매 낙찰률은 2월(35.8%), 3월(35.9%), 7월(33.3%)을 제외하면 20%대를 유지했다. 지난달(9월)에는 서울의 토지 경매 낙찰가율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40.8%를 기록했다. 강남권 토지도 부진을 겪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카이스트 도곡캠퍼스 맞은편에 위치한 1716.2㎡ 규모의 토지가 3회 유찰되며 최저입찰가만 195억1690만원이 떨어졌다. 한국마사회가 소유하고 있는 교대역 앞 1400.4㎡ 토지도 유찰됐다. 강남역 10번 출구 앞 면적 1557㎡ 토지도 공매에 나온 상황이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0.25%포인트 인하했다. 오피스텔·상업용 시장에 훈풍이 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왔지만 당분간 뚜렷한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부동산 PF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매수자가) 이런 상황에서 (입찰가가) 상대적으로 높다고 평가를 했기 때문에 유찰이 된 것"이라며 "가격이 많이 낮아져도 공사 비용이 예상보다 올라 사업성 등을 따졌을 때 관망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그 정도(0.25%포인트) 갖고 (매매시장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금리가 더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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