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선수에게는 성숙함이 요구된다-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 관전기 [윤영호의 ‘골프, 시선의 확장’ 〈14〉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병원은 환자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 병원이다. 환자 가족이 부담할 수 있는 치료비가 없다면 전액 무료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병원은 주로 기부와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이러한 자선단체가 총상금 700만 달러의 PGA투어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의외다. 1983년 출범 당시에는 상금 규모 면에서 최대였으며, 1984년에는 총상금 규모가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PGA투어 대회였다.
경기 중계권료는 PGA투어에서 가져간다. 대회 주최 측은 입장권, 프로암 출전권, 스폰서만으로 총상금과 운영비를 충당하고, 남기는 이익금은 병원 재정이 된다. 자선단체가 중계권료 없이 대회를 운영하고 이익을 남길 만큼 미국 골프 시장은 크다. 골프 팬과 스폰서 규모 면에서 미국 시장은 다른 지역을 압도한다.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미국 선수는 나라를 대표한다는 만족감만을 얻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많은 골프 팬의 응원과 대형 스폰서의 주목을 받는다. 라이더컵에 출전하는 유럽 선수는 유럽 골프 팬과 스폰서의 관심을 받는다.
라이더컵은 PGA of America와 라이더컵 유럽이 번갈아 대회를 맡는다. 유럽 측은 라이더컵을 통해 유럽 통합의 효과를 누린다. 이에 반해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는 인터내셔널팀이 누리는 혜택은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한국, 일본, 호주,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은 공통점이 없고, 통합을 이야기할 거리도 없다. 미국의 단합과 미국팀 선수의 애국심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인터내셔널팀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일 정도다.
라이더컵과 달리 프레지던츠컵은 PGA투어가 모든 대회를 주관하기에 엄밀한 의미에서 두 팀 간의 홈앤드어웨이 방식도 아니다. 프레지던츠컵 대회에 출전하는 인터내셔날팀 선수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된다. 기존 골프대회와는 성격이 다른 압박감을 경험하고, 미국 선수를 이기면서 자신감도 쌓는다. 2022년 데회에서 김시우와 김주형은 셋째날 포볼에서 잰더 쇼플리와 패트릭 캔틀리 조를 마지막 홀에서 이겼는데, 이는 쇼플리와 캔틀리가 맛본 최초의 단체전 패배였다. 18번 홀에서 퍼팅에 성공하고 모자를 던진 김주형의 세리모니는 많은 골프팬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패기에 넘치는 어린 김주형을 세계 골프팬은 흥미롭게 관찰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인터내셔널팀 선수가 구조적으로 불리한 여건에 처하고 있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인터내셔널팀은 사실상 실체가 없다. 팀으로서 정체성이 없는 가운데 선수들은 가장 큰 골프 시장을 상대로 싸워야 한다. 그리하기에 모두에게 중요하지만, 인터내셔널팀 선수에게 특히 중요한 것은 경기의 매너다. 좋은 기량을 비난하는 스포츠팬은 없지만, 뛰어난 선수가 상대 팀이면 스포츠팬은 그를 싫어할 이유를 찾게 된다.
김주형이 스스로를 타이거 우즈, 조던 스피스와 로리 매킬로이에 버금가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상대방을 자극하는 행동은 22세 이전에 3승을 달성한 선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골프 팬과 메이저 스폰서다. 이번 프레지던츠컵으로 그는 일부 미국 팬을 잃었다. 공교롭게도 3승 중의 2승을 선사한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그는 아쉽게 컷오프당했다.
프레지던츠컵에서 받은 상처가 그의 부진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 18세 이하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상처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병원이 치료해 주지만, 성인은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상처를 받으면 성숙해진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성숙이 상처를 치유한다.
윤영호 골프칼럼니스트
윤영호 ㅣ 서울대 외교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증권·보험·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2018년부터 런던에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옵션투자바이블’ ‘유라시아 골든 허브’ ‘그러니까 영국’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등이 있다. 런던골프클럽의 멤버이며, ‘주간조선’ 등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 골프에 관한 책을 집필 중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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