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월클 음악가 조합이라니, 뭉클한 121년 미주 한인사 ‘하와이 연가’ [종합]

장예솔 2024. 10. 23. 16: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하와이 연가’ 포스터
예수정 (사진=뉴스엔 DB)
최태성 강사 (사진=뉴스엔 DB)
영화 ‘하와이 연가’ 스틸
영화 ‘하와이 연가’ 스틸
영화 ‘하와이 연가’ 스틸

[뉴스엔 장예솔 기자]

하와이에서 시작한 121년간의 미주 한인사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준비를 마쳤다.

10월 2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하와이 연가'(감독 이진영)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진영 감독, 이예지 PD, 배우 예수정, 최태성 강사가 참석했다.

'하와이 연가'는 아름다운 휴양지로 알려진 하와이로 떠났던 121년 전 우리 선조들과 그 이후 남은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음악 역사 영화다. 지금껏 세상에 공개된 적 없는 아카이브 자료들이 최초 공개되며, 애틋한 우리 선조들의 가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또 그래미상 수상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하와이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케올라 비머,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등 월드클래스 뮤지션들의 아름다운 공연이 함께 펼쳐져 영화 속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이날 이진영 감독은 '하와이 연가' 개봉을 앞둔 소감을 묻자 "3년 반 전쯤에 처음으로 준비한 작품이다. 우연히 알게 된 하와이의 소중한 역사를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제 꿈이 이 영화가 잘돼서 하와이에서 상영하는 거였다. 좀 더 꿈을 크게 갖자면 한국에서 선조들의 이야기가 121년 만에 후손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봉까지 긴 시간을 달려왔다"고 밝혔다.

이진영 감독은 "'하와이 연가'가 이렇게 거대한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마케팅, 홍보 예산 아무것도 없다고 말씀드렸음에도 불구 제작사 측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정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기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예수정은 두 번째 에피소드인 '할머니의 놋그릇' 주인공 임옥순으로 분해 목소리 연기와 각본을 집필했다. 임옥순은 1912년 17세 나이에 '사진신부'가 되어 '포와'로 불리던 낯선 땅 하와이에서 한인 노동자와 결혼해 10명의 자녀를 낳아 키웠다. 임옥순의 친손자인 개리 박 하와이대학교 영문과 교수가 각본과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출연 계기를 묻자 예수정은 "작품을 봤을 때 마음속에 희미해지고 잊혀졌던 고국, 독립운동, 일제강점기가 저를 새삼스럽게 찌르는 걸 느꼈다. 소중한 얘기가 담긴 영화"라며 "또 귀한 음악가들이 함께 참여하니까 나도 함께하면 기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큰별쌤' 최태성 강사는 '하와이 연가' 역사 감수로 힘을 보탰다. 최태성 강사는 "역사가 어찌 보면 건조한 학문이다. 근데 '하와이 연가'를 보면서 역사를 아름답고 감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선했다. 음악으로 역사의 서사를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를 처음 보고 큰 감동을 받아서 저도 모르게 멈추게 되더라. 제가 이 영화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홍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이유를 밝혔다.

"우리 모두 역사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고 강조한 최태성 강사는 "어떻게 보면 이름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임옥순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그런 평범한 사람들의 자식에 대한 사랑, 잃어버린 고국을 향한 사랑이 모여 시대정신이 된 거다. 그런 것들이 우리가 이 시대와 공간에 존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우리가 혹시 잊었을지도 모를 사랑을 다시 기억할 수 있는 영화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진영 감독은 극 중 삽입된 고(故) 김민기의 '상록수'에 대해 "첫 번째 에피소드를 천만 원으로 만들었는데 당시에는 개봉을 꿈꾸진 못했다. 평화와 화합을 이야기하면서 '상록수'만큼 잘 맞는 곡이 없다고 생각했다. 저작권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서 학전에 연락을 드렸다. 저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2년이 흘러 생각도 못 한 극장 개봉까지 이어졌다는 이진영 감독은 "극장 개봉은 상업적인 루틴을 타는 거니까 또 다른 협의가 필요했다. 선생님은 안 계시지만 학전에 연락해서 소정의 비용을 지불했다"고 작업 과정을 설명했다.

김민기는 지난 7월 위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 이진영 감독은 "선생님을 직접 뵙진 못했다. 당시 너무 힘들었는데 존경하는 작곡가의 음악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독립영화를 만드는 저에게 너무 큰 용기와 힘으로 다가왔다"며 "선생님은 안 계시지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예수정은 "예쁘고 하얀 향수의 물꼬를 터주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움의 대상이 고향이든 고국이든 한없이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시점이든 그 무엇이라도 우리를 건드리는 영화로 남기를 바란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하와이 연가'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뉴스엔 장예솔 imyesol@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