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양책 기대했는데"… 요지부동 석화주에 애끓는 투자자들

김창현 기자 2024. 10. 2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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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주 주가추이/그래픽=이지혜


전 세계 경기를 좌우하는 중국이 연일 전향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자 석유화학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업황 회복 시기를 논하기는 이르다며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3일 증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LG화학 주가는 34%가량 하락했다. LG화학과 마찬가지로 업스트림 중심인 롯데케미칼 주가도 37% 가까이 떨어졌다. 다운스트림 중심인 한화솔루션과 효성티앤씨 주가는 각각 47%, 16%가량 하락했다. 다운스트림 업체인 금호석유의 주가는 4%가량 올랐다.

국내 석유화학 종목은 과거 코로나19(COVID-19)가 한창이던 2021년 상반기 위생용품과 포장재 등의 수요가 급증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며 주가가 일제히 급등한 바 있다. 이후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고, 중동과 러시아, 중국 등에서 석유화학 설비 증설이 이어지며 공급량도 늘어나며 주가는 최근 3년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중국 부양책에도 석화주 투심 개선 어렵다
중국이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얼어붙은 석유화학 종목의 투심을 개선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일부 종목이 중국 경기 반등 기대감에 잠깐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토해냈다. 업스트림, 다운스트림 업체를 가리지 않고 올해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다.

중국 내에서 석유화학제품의 자급률이 높아진 탓이다. 과거에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이 중국 건설 현장에 대거 공급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런 경향성이 약해지고 있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다운스트림 제품인 PVC(폴리염화비닐)의 중국 자급률은 2020년부터 꾸준히 높아졌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2022년부터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으나 석유화학산업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보이지 않았다"며 "지난해 리오프닝으로 중국에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을 때도 스프레드(제품판매가격-원재료비용) 개선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전망이 좋지 않은 건 업스트림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내후년부터 대규모 증설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약 4000만톤의 에틸렌 설비 증설이 계획돼 있다.

증설 규모 자체는 최근 5년간 합산 증설 규모(4700만톤)와 비교할 때 크지 않지만, 전 세계 수요는 크게 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이 심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일부 업스트림 업체들은 2차전지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대거 투자를 집행하고 있지만 성과는 아직 미미하다.

"옥석 가리기 필요… 금호석유, 효성티앤씨 주목"
대부분 석유화학 종목들의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졌지만 당분간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증권가에서 모멘텀을 가진 것으로 꼽은 석유화학 종목은 금호석유와 효성티앤씨 두 종목이다.

금호석유는 글로벌 1위 NB(니트릴 부타디엔)라텍스 생산업체인데 미국의 대중국 관세를 올리며 금호석유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 USTR(미국 무역대표부)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최종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의료용 고무장갑에 대한 관세율은 현재 7.5% 수준에서 2026년 100%로 크게 확대된다. 국내 NB라텍스 수출액도 올해 8월 기준 전년 대비 44% 늘어난 4억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스판덱스가 주력인 효성티앤씨는 스판덱스 수요가 2022년을 저점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모멘텀으로 꼽힌다. 2022년부터 원단업체들은 스판덱스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재고를 낮게 유지해왔는데 지난해부터 원단업체들의 가동률이 상승세를 보여 내년부터 스판덱스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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