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나스랄라 이을 헤즈볼라 유력 후계자도 제거”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 공습으로 사망
“지난 몇년동안 이스라엘 테러공격 지시”
헤즈볼라 지도부 거의 다 사망...리더십 위기

이스라엘군이 지난달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한 데 이어, 후계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하심 사피에딘까지 제거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약 3주 전 헤즈볼라 지도자들을 겨냥한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 공습으로 사피에딘 헤즈볼라 집행위원장과 다른 지휘관들이 사망했다고 이날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당시 공군 첩보에 기반해 헤즈볼라 주요 정보 시설을 정밀 공격했으며, 헤즈볼라에서 정보 수집을 담당하던 빌랄 사이브 아이시를 포함한 25명 이상의 요원들이 공격당한 건물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의 최고 정치 의사결정 기관인 집행위원회의 수장이었던 사피에딘은 몇 년 전부터 나스랄라의 후임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사피에딘은 지난 몇 년 동안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을 지시했으며, 헤즈볼라의 중앙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성명에서 “우리는 나스랄라와 그의 후임자, 그리고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부 대부분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지난 8일 사피에딘의 이름은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나스랄라의 후임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직 헤즈볼라는 사피에딘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지난 3개월 동안 헤즈볼라의 거의 모든 고위 군 간부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살해당해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피에딘의 사망으로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부 중에서는 나임 카셈 사무차장만 남게 됐는데, 카셈 사무차장은 사피에딘만큼의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어 헤즈볼라의 차기 지도자가 누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나스랄라의 사촌인 사피에딘은 1964년 레바논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레바논 내전 당시 이란의 지원으로 헤즈볼라가 만들어진 직후 가입한 헤즈볼라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헤즈볼라의 재정과 행정 업무를 주도했으며, 군사 작전도 감독했다. 최근에는 나스랄라가 보안 문제로 불참한 장례식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해 존재감이 더 커졌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 5월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