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트럼프 유리? 더 늦기 전에 미국으로’…이민행렬 증가

홍희정 2024. 10. 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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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대선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민 행렬이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규모로 무리 지어 이동하는 이른바 '캐러밴' 2천 명이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는데요.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향해 이동하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데요?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사막이나 초원에서 무리 지어 이동하는 상인을 뜻하는 캐러밴은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민 행렬을 부르는 말로 쓰이기도 하는데요.

마약이나 폭력 등을 피해 미국으로 진입하려는 이주민들은 주로 과테말라나 온두라스 등 중남미 출신들이 많습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이주민 행렬이 천천히 걸어서 미국 국경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멕시코 남부 과테말라 접경 지역인 타파출라에서 출발한 이 캐러밴 행렬은 2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캐러밴 행렬은 수백명 단위였는데 이번 캐러밴은 크게 늘었습니다.

가족 단위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곳곳에서 어린이들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요안드리스 펜톤/쿠바 이주민 : "많은 사람들이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있어요.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타파출라에서 제 (이민)서류가 거부됐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나는 것입니다."]

날이 어두워져도 이동 행렬은 멈추지 않는데요, 이렇게 이동하는 과정에서 때론 범죄조직을 만나 돈을 빼앗기거나 납치되는 등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앵커]

미국의 불법 이민자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 가운데 하나인데요.

이 같은 캐러밴 행렬은 과거에도 자주 있어 왔는데 점차 늘어나고 있죠?

[기자]

2013년부터 소규모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캐러밴 행렬은 2018년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캐러밴 행렬을 중단시킬 수 없다면 미군을 소집하고 남쪽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붉은 글씨로 그리스도라고 적힌 흰색 십자가를 앞세운 캐러밴 행렬의 모습입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가려는 이주민들은 주요 이동 경로인 타파출라에 모이게 되는데요.

멕시코를 통과하기 위한 인도주의 비자 등을 받기 위해 타파출라에 머물던 이주민들은 비자 발급이 지연되면서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고, 수중에 돈도 떨어지게 되면 무작정 미국을 향해 이동을 시작하게 되는 겁니다.

[루이스 그라시아 빌라그랜/활동가 : "타파출라가 거대한 이민자 감옥으로 변했기 때문에 우리는 타파출라를 떠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소규모 그룹으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개별 이동에 따르는 위험과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점차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인권 단체들이 체계를 갖춰 캐러밴 행렬을 조직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민자 행렬이 늘어났는데, 미국 이민 관련 정책이 바뀌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이죠?

[기자]

이주민들은 미국 대선 이후에 이민 관련 사전 인터뷰 등 절차가 바뀌거나 지연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경한 이민정책을 표방하고 있는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민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리스 메자/콜롬비아 이주민 : "트럼프는 이민자들에게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동해서 국경에 가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요."]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국경에 도착해 미국 영토로 진입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코로나19 등과 강제 추방 정책으로 미국으로의 이주가 쉽지 않았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되자마자 행정이 마비될 정도로 이주민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은 이민을 미리 신청할 수 있도록 사전 예약을 받는 등 관리에 나섰고 일정 기간 인도적 체류를 허용하는 정책을 펼쳤는데요.

단기간 효과는 있었지만 중남미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과 갱단의 폭력, 지진 등을 피해 밀려드는 이주민들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앵커]

캐러밴 행렬을 떠난다고 해도 미국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닌데요.

무리하게 국경을 넘어가려는 시도를 하다가 숨진 경우도 있다면서요?

[기자]

멕시코 북부에 도착한 이주민들이 무리하게 미국 국경을 넘으려다 사고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은 미국 국경을 넘기 위해 베네수엘라 출신 남성과 어린 딸이 강을 건너려다 물에 휩쓸려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을 잇는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불법 이민을 시도하던 이주민들이 숨진 사례는 그동안에도 적지 않은데요.

미국 국경에서 이 같은 사고로 해마다 수백 명이 숨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무리하게 국경을 넘으려던 이주민들을 막기 위해 미국 국경순찰대가 고삐를 채찍처럼 휘두르고 가축 몰듯이 이주민들을 대해서 크게 논란이 된 적도 있는데요.

캐러밴 행렬과 미국 국경에서의 비극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이민 정책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구자람 이은빈/자료조사:소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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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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