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검술 액션 우리나라 최고? 수만번 검 휘두른 결과죠"
"세계적인 배우 되는 게 꿈…박찬욱 감독과 작업 하고파"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배우 강동원의 특기인 검술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형사 듀얼리스트'(2005), '군도: 민란의 시대'(2014)에서 검사 역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검술 액션을 잘하는 배우로 꼽힌다. 긴 팔다리를 이용해 날렵하게 검을 휘두르는 모습이 일품이다.
이번 작품에선 머리를 풀어 헤친 채 검을 들고 말을 타거나 두 명과 동시에 맞붙는 등 기존에 보기 어려웠던 장면도 볼 수 있다. 강동원은 액션 신의 90% 이상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다른 배우들과는 훈련량이 비교가 안 됩니다. 그것만큼은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어요. 검을 수만번은 휘둘렀을 거예요."
2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전,란'에서 멋진 검술 액션 장면이 나온 것은 그간 다져온 고강도의 훈련 덕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형사' 때는 하루 10시간씩 일주일에 6일을 연습했고, '군도' 때는 매일 검을 1천번 휘두른 다음에야 본 연습에 들어갔다"고 회상했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예전보다 점프가 낮아졌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옛날엔 진짜 높이 뛰었는데, 하하. 아주 위험한 게 아닌 이상 웬만하면 대역 없이 제가 직접 액션을 소화하려고 합니다. 움직임이나 감정 표현이 달라지는 게 싫거든요. (대역 배우에게) 더 감정을 실어달라고 부탁하느니 그냥 제가 하는 게 편해요."
김상만 감독이 연출한 '전,란'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전후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양인 신분을 되찾으려는 노비 천영(강동원 분)과 그의 주인이자 친구인 무관 종려(박정민)의 이야기를 축으로 한다. 강동원은 이 작품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노비 역을 연기했다.
그는 "양반보다는 노비 연기가 더 잘 맞았다"며 "저도 실제로 상류층 출신이 아니라 편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제 집안이 잘산다는 얘기가 있는데 다 헛소문"이라면서 "어릴 적 18평짜리 아파트에서 연탄을 때고 살았다"고 털어놨다.
감정 연기 측면에서도 천영 역은 강동원에게 도전이었다. 천영은 종려의 아버지가 노비 신분을 벗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자 저주에 가까운 폭언을 퍼붓고, 몇 년 만에 재회한 종려에게 분노 실린 칼을 겨누기도 한다.
강동원은 "원래 그렇게 감정을 쏟아내는 연기를 좋아하지 않고 최대한 미니멀하게 하는 편인데 이번만큼은 과할 정도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전,란'은 강동원이 처음으로 주연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오리지널 영화이기도 하다. 이달 1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전,란'은 2주 연속 시청 시간 기준 연속 비영어권 영화 부문 3위에 오르며 흥행 중이다.
강동원은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이 없냐는 질문에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해외 영화인이) 저를 보고 싶다고 하지는 않을지 기대도 된다"고 했다.
강동원은 그간 꾸준히 해외 활동을 타진해왔다. 2022년에는 세계적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에 출연해 칸국제영화제 무대를 밟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인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면서 "전 세계의 재능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란'의 각본과 제작에 참여한 박찬욱 감독이 연출하는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그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그는 박 감독을 두고 "스타일이 확고하신, 위대한 감독님"이라며 "디렉션(지시)하시는 것이면 얼마든지 뭐든 다 할 수 있다"며 웃었다.
강동원은 데뷔 후 굵직한 텐트폴에도 출연했지만 예술 영화 색채가 강한 작품에도 도전하며 배우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구조적 완성도와 신선함"이라면서 "이야기만 좋다면 예술영화든 상업영화든 가리지 않고 계속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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